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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워닝 ㅣ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평점 :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 『허수아비』에 이은 잭 맥커보이 시리즈 최신작 《페어 워닝》은 유전자 검사 데이터를 소재로 한 페이지 터너 추리 소설이다.
페어 워닝, Fair warning
《페어 워닝》은 크리스티나 포트레로의 사망 사건으로 시작한다. 사인은 고리 뒤통수 관절 탈구에 의한 사망으로 목이 꺾여 살해된 것이다. 경찰이 용의자로 잭을 지목하며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인터넷 신문 <페어 워닝>의 기자 잭은 사건을 추적한다. 지난 1년간 AOD 사건이 티나 포함 4건 발생했음을, 이들에게 공통점을 발견하며 실마리를 풀어나가는데...
인생이 참 우습죠. 다 좋고, 다 괜찮고, 비밀이 안전하다 생각이 들고. 그러다가 무슨 일이 터지면 그 모든 게 사라지는 거예요. 모든 게 바뀌어요.
마이클 코넬리, 페어 워닝 p.70
기자 출신 마이클 코넬리가 소설 중 기자 잭 매커보이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저널리즘에 대해 이야기 한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한때 언론인으로 살아갈 뻔했기에 더더욱 그가 기자로써 끊임없이 의심하고 사건을 파헤치며 그 결과에 자긍심을 느낀다는 대목에서 마음이 뜨거워진다.
인셀이라 불리는 비자발적 독신자 남성들이 여성 혐오를 넘어 범죄에 쉽게 노출되기까지 돈만 받으면 데이터가 어디로 가든 상관하지 않는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비슷한 데서 출발한다. 탐욕, 불만, 이기심, 윤리 의식 결여 등. 특히 지식인들과 기득권을 가진 이들이 탐욕, 불만, 이기심 그리고 윤리 의식이 결여되면, 그 파장은 결국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오듯 결과 역시 비슷하다.
유전자 검사는 정부가 거의 또는
아예 감시하지 않는 자기 규제 산업이었다.
마이클 코넬리, 페어 워닝 p107
대체로 저널리즘이란 그저 대중의 관심을 끄는 상황과 사건에 관해 보도하는 행위다. 저널리즘이 부패한 정치인을 거꾸러뜨리거나 법을 바꾸거나 강간범을 체포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일은 드물다.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때의 만족감은 헤아릴 수 없다. 때까치에 관한 우리 기사는 대중에게 경고를 전달했고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을지도 몰랐다. 강간범도 감옥에 갇혔다. 나는 우리가 성취한 일이 자랑스러웠고 기자라는 직업이 지속적으로 공격당하는 시대에 나 자신을 기자라고 부르며 자긍심을 느꼈다.
마이클 코넬리, 페어 워닝 p. 421
디지털 시대에 경찰보다 앞선 사건 분석을 두고, 자신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잭 매커보이. 작품 말미에 다음 작품에 대한 복선을 암시하며 마무리한다.
작중에 시인과 허수아비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 있어, 잭 매커보이 시리즈를 다 읽어 온 독자라면 더 재밌게 읽었을 것 같다. 그러나 나처럼 《페어 워닝》으로 잭 매커보이 시리즈를 시작했다 한들 작품에 몰입되는 데는 전혀 지장 없다. 대신, 그들에 대한 호기심은 지울 수 없으니 다른 작품 들도 머지않아 찾아볼 계획이다.
시사 고발이 녹아있는 범죄 스릴러 소설 《페어 워닝》. 글쟁이의 저력을 보여준 마이클 코넬리의 흡입력 높은 빠른 전개 덕분에 시간 순삭 소설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