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밀리의 서재 종합 베스트 1위 《환상 서점》이 독자 요청 쇄도로 종이책으로 출간되었다. 우연과 필연 그리고 영원의 매듭이라는 우리 고유의 정서와 판타지가 맛깔나게 버무려진 꿀 잼 K-판타지 소설이다.

 

"그럼 부디, 잠 못 이루는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삶이 고단한 29살 연서는 어느 날 산에서 길을 잃고, 절벽 앞에서 우연히 양복 차림의 남성을 만난다. 마치 꿈을 꾼 듯 산속에 뜻밖의 장소 환상 서점을 방문하게 되고, 필연처럼 자꾸만 발길이 환상 서점으로 향하는데...

 

말도 안 되는 환상을 떠올리는 한순간,

잠시 현실을 잊고 쉬어가는 찰나,

그런 때를 사람들에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걸 이제야 다시 깨닫다니,

괜히 길을 헤맨 기분이었다.

아니, 헤맨 덕에 알았을지도 모른다.

그 서점처럼. p.163

 

셀 수 없는 시간 동안 서점을 지켜온 서주와 연서의 운명의 쳇바퀴는 해피엔딩과 거리가 먼 뻔한 클리셰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 사람은 영원히 살고, 또 한 사람은 영원히 기억하는 험난하고 위태로운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다소 비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전개에 매료되고 마는 매력적인 K-판타지 소설이다. 그 밖에도 스스로 감당 못 할 일을 벌인 인간의 말로는 어떠한지 은유적으로 보여주며 교훈적인 요소도 놓치지 않았다.

 

드라마 『도깨비』의 순한 맛 버전 같은 《환상 서점》은 흥미진진한 로맨틱 판타지 소설이라 가상 캐스팅 재미도 쏠쏠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 죽지 않는 인간 서주에는 구미호의 장인 '이동욱'만큼 잘 어울릴 이가 없을 듯하고, 비운의 여인 연서 역에는 박보영이나 김지은 또는 이동욱과 환상의 케미인 유인나도 어울릴 것 같다. 마고 신은 '호텔델루나'의 마고 역할이 너무 강해 서이숙 씨 외에는 잘 안 떠오르고, 연민을 지닌 험상궂은 저승사자 역에는 성동일이나 최무성 배우가 제격일 것 같다. 아무튼 동양적 몽환 미가 가득 풍기는 판타지의 영상미가 그려져 영상으로 만나고 싶은 소재다. 책 읽으며 드라마 본 기분이 드는 건 무엇인지. 요즘 유독 영상미 높은 소설을 많이 접하고 있는 것 같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무료한 일상에 지쳐있다면,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하는 판타지 소설 《환상 서점》과 함께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시기를.

 

행복이라는 걸 알면서도 쉽게 포기하지 못했다.

아예 모르고 살았으면 모를까,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 건 꽤 중독성이 강했다. p.47

한 번의 만남을 위해서는 억겁의 인연이 필요하다고 하죠. p.104

사후세계가 전하는 메시지는 결국 하나입니다.

(중략)

살아있을 때 잘하자. p.159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신이 왜 당신에게 이렇게까지 가혹한지.

그러다 깨달았어요.

신에게 빈 소원에는 언제나 대가가 따른다는걸.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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