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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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이지만 제목부터 솔깃했던 책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저자는 우리가 왜 싫어하는 사람을 자꾸 생각하는 인간 심리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인간 알레르기,

인간이 인간을 혐오하고 거부하는 마음의 메커니즘

인간 알레르기의 사람은 자신과 같은 점 보다 다른 점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작은 차이를 결정적인 차이라고 확대해석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예상했던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만 받아들인다. 극단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며 흑백논리를 펼치고, 완벽주의를 표방하는 경우가 많다. 사소한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감정의 균형을 잃기 쉽고,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저자는 자신 이외에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가차 없이 제거함으로써 자신을 지키려 하는 특징을 인간 알레르기의 본질적인 문제로 꼽는다. 인간 알레르기의 사람은 자신이 아닌 것을 이물질로 여겨 악한 것으로 규정하고, 악한 것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공격하며 제거하려 든다. 나아가 타인과의 관계뿐 아니라 가족의 관계까지 공격하는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기에 외롭고 공허해질 수 있다.

 

몸이 영양이나 휴식이 필요로 하듯 마음도 주변 사람의 지지나 애정을 필요로 한다. 유해한 존재는 공격, 제거해야 하지만 사회적 생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 존재, 버팀목이 되어주는 존재에게는 마음의 면역관용을 발휘해 적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p.83

 

인간관계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즈음이기에 알레르기가 현대인에 만연해 있는 것처럼 인간 알레르기 역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했다. 또한 인간 알레르기는 대인 관계의 갈등을 야기할뿐더러 스트레스를 부추기고 건강과 수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한다.

 

이에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에서는 인간 알레르기 억제 시스템을 '애착 관계'에서 찾는다. 애착관계가 약하거나 없으면 인간 알레르기가 강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대로 애착 관계를 강화하거나 잘 활용하면 인간 알레르기를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저자의 생각인 것이다.

 

인간 알레르기가 생긴 경우에 알레르겐인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는 게 첫 번째 방법이다. 인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은 마음에 상처를 입어 마음의 표면이 거칠어진 상태이다. 그럴 때는 누구에게나 이물감이 생겨 마찰이나 충돌이 늘어난다. 그러나 지지자와 신뢰 관계를 쌓고 안전 기지를 확보하게 되면 애착관계는 좋아진다고 한다. 인간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장치가 활성화되고, 지금까지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이물감을 느꼈던 증세도 완화되어 관용을 회복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타인에게 전혀 기대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허나 너무 가까워져도 여러 가지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고슴도치 딜레마를 지닌 것도 사실이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의 '인간 알레르기'는 너무나도 적확한 표현이기에 신박하면서도 인간이 알레르기로 여겨질 만큼 혐오의 대상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아려온다.

 

얼마 전에 100세가 넘은 할머니의 장수 비결을 물으니 '독 같은 사람을 멀리하라'라고 조언한 기사를 보았다. 이처럼 대인관계의 스트레스는 우리의 수명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결론은 나의 안전지대를 확보하고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상황에서 살아가려 노력하는 게 가장 현명한 인생의 지혜인 것 같다.

 

자꾸 거슬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니체와 프루스트, 서머싯 몸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분석했는지 인간의 심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관계 심리학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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