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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ㅣ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1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평점 :
기타규수 모지항 텐더니스 편의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은 유쾌하고 따뜻한 사람 사는 이야기라 책장을 넘기며 미소짓게 되는 힐링소설이다.
서점대상 수상작가 최고 인기 시리즈라는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는 인기에 힘입어 곧 3권까지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이 소설의 인기 요소는 우리의 일상이 스며들어 있는 배경에 생동감 느껴지는 매력적인 캐릭터들 때문인 것 같다. 아이돌급 외모의 페로몬 점장과 그의 시니어 팬클럽부대, 편의점 단골 무엇이든 맨은 시바 곁을 맴돌고, 여든이 넘은 빨강 할아버지는 모지항 터줏대감인 여든 넘은 빨강 할아버지 그리고 시바와 쓰기의 비밀을 파헤치는 미쓰리까지 톡톡 튀는 캐릭터가 모였다.
시바 아이돌급 외모의 점장/ 다정하지만 신비주의자
쓰기 편의점 단골/ 편의점 메뉴 꿀조합의 달인
미쓰리 파트타임 직원이자 만화가
쇼헤이 모지항 소식통 빨강 할아버지
손님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편의점을 찾아온다. 편의점은 누군가에게는 끼니를 책임지는 곳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외로움을 달래는 공간이다. 그러나 가게 문이 열리면 오르골 소리가 흘러나오는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은 힐링의 장소가 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에게 편의점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장소였던 것이다.
24시간 언제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인 편의점에 일본의 다채로운 편의점 라인업이 더해져 편의점이 힐링 포인트가 된다. 일본의 편의점은 그 어느 나라보다 구경하고 사먹을 게 많기에 참 일본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시니어 맨션 1층에 자리한 편의점이라는 소재는 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일본 사회에 하나의 트렌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손님들이 평소 루틴과 다르면 달려가 위험한 고비를 넘기기도 하고, 말동무가 되어주는 다정다감한 점장까지 있다면 든든할터. 머지않아 우리나라의 미래상일지도 모르고 말이다.
시니어맨션 근처라해서 노인 손님만 있었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그러나 편의점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관계들은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년에게 꿈을 향해 나아가게 용기를 부여하고, 달콤한 디저트로 일상에 위안을 얻는 여학생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등 각양각색의 스토리는 다채롭고 따스하기 그지없다.
편의점을 둘러싼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연대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현대사회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라 도시화의 상징인 편의점에서 따스한 온기를 느낀다는 점도 신선했다. 어쩌면 저자는 개인주의가 만연한 세상에서 24시간 나를 반겨주는 장소는 편의점밖에 없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던걸지도 모르겠다.
누구든 환대하는 시바 점장의 미소가 돋보이는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은 책장을 넘길수록 유쾌하고 따뜻한 스토리라인에 중독성이 있다. 쓰기와 시바 형제의 나머지 이야기를 비롯해 2권, 3권은 또 어떤 이야기들로 마음을 녹여줄지 기다려진다. 아무튼 마성의 매력 텐더니스에서 파는 에그 샌드위치와 사치카 커피를 먹어보고 싶다.
영상화 요청이 쇄도한다는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각양각색의 인생 이야기를 옴니버스 구성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점에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닮았고, 어떤 사건이든 해결하는 쓰기를 보면서 드라마 『홍반장』이 떠오른다. 영상으로 만나고 싶다는 독자들의 의견에 공감하는 바, 한국판 드라마도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밥벌이니, 직업이니. 그런 건 꿈 뒤에 따라오는 덤 같은 것 아닌가? p.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