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늙었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다 - 초고령화 시대, 웰다잉을 위한 죽음 수업
오쿠 신야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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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에는 120세가 평균 수명이라고 한다. 의학 박사이자 미래 의료학자인 저자는 《모두가 늙었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다》에서 자신의 죽음을 디자인할 것을 권하며 '웰 다잉'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러분은 몇 살에 죽고 싶습니까?

65세가 넘어도 경로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여든이 넘어도 일주일에 한 번 골프를 치고, 풀 마라톤도 뛴다.

실제로 나이를 먹었다는 실감이 안 난다.

 

이는 《모두가 늙었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다》의 100세 인생이 일반화된 2050년 미래 스토리의 일부 내용이다. 저자는 아파도 죽지 않는 인생 120년이 현실이 된 시대를 미리 예견하여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짚어보고, 장수와 경제력의 관계, 죽음의 가치관에 대해 그리고 죽음을 둘러싼 거의 모든 문제들을 짚어보며 죽음을 디자인할 스무 가지 질문을 던진다.

 

무병장수와 불로장생은 인간의 오랜 꿈이다. 그러나 장수가 당연한 시대에는 오래 사는 것보다 장수의 '질'이 중요하다. 오래 사는 것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연장된 인생을 어떻게 보낼지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문명의 발달과 함께 줄곧 어떻게 살 것인지 '웰빙'에 주안점을 두며 살아왔다.

 

그러나 저자는 《모두가 늙었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다》에서 죽음이 예측 불가능한 존재에서 예측 가능한 존재로 바뀌고 있으므로 '죽음'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죽음이란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제는 '웰 다잉'을 고려한 인생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AI와 획기적인 의학 발전은 머지않아 AI가 인간 의사를 대신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AI는 인간보다 훨씬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기에 인간의 수명 역시 예상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2035년이면 암을 정복하게 될 거라고 한다. 이는 인간의 기대 여명이 늘어난다는 기대감을 주는 한편, 모두가 늙을지라도 죽는 사람은 적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제적 여력에 따라 발달된 의학 기술의 도움을 받기 수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노후 대비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이에 저자는 장수하지만 많은 돈이 필요한 노후가 기다리는 미래의 인간은 사생관 死生觀(삶과 죽음의 가치관)을 새롭게 바꾸지 않으면 만년에 괴로워질 것이라 경고한다.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은 필연이기에,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주체성을 가지고 죽음을 선택하라 이야기한다. 따라서 인생 계획에 죽음을 명확히 넣어 고령화 사회에 노후 준비 대책을 마련하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지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죽음을 디자인하라'라고 제안한다.

 

? 몇 살까지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있을까?

? 그 시점에서 가족 구성원은?

? 혹은 가족이 없다고 가정하는가?

? 자산을 어떻게 쌓고 쓸 것인가?

? 의사와 상담하고 싶은가? 상담한다면 무엇에 관해 어느 정도 깊이로?

? 어떤 형태의 죽음을 어떻게 인생에 도입하겠는가?

 

병을 빨리 진단할수록 제때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 오래 살 확률도 증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거니와 나이가 들수록 병치레가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삶을 살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자신의 건강에 소홀할 수 없기 마련이다. 그래서 웰 다잉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하는 것 같다.

 

《모두가 늙었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다》에는 안락사 머신을 집에 들여놓은 남자까지 등장하는데, SF 소설에나 등장할법한 설정이지만 우리의 미래 현실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죽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논술 단골 소재 존엄사와 안락사에 대해 짚어보며 죽음의 가치관을 논하는가 하면, 가까이에 사람이 있거나 휴대폰 배터리만 넉넉해도 응급의료 체계가 우리를 지켜줄 확률이 높아지니 혼자 사는 사람은 항상 배터리 충전에 신경 쓰라는 유머까지 놓치지 않았다.

 

웰 다잉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 시대에 읽어볼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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