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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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하루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걸까? 아마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해서가 아닐까. 그러나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에세이스트 마스다 미리는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에서 사소한 확인을 소중히 여기는 자신의 일상을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확인을 게을리하다 보면

크고 작은 실수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별로 필요하지 않은 '확인'도 있죠.

저는 그 별로 필요 없는 확인을 하느라

꽤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별로 필요 없는 확인을 하느라 꽤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한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 만화집은 보는 이의 입가를 올라가게 만들 것이다. 마트에서 장 보다가 다른 사람은 뭐 먹고 사는지 타인의 장바구니를 호기심에 곁눈질하는 마스다 미리, 그녀는 이사할 예정도 없으면서 부동산에 붙어있는 아파트 배치도를 들여다보는가 하면, 은행에 가면 은행에 비치한 잡지 종류도 체크한다.

 

소소한 것에 관심을 갖는 마스다 미리 일상에 빠져들다 보니, 교토 신칸센 개찰구 안의 기념품 매장을 구경하는 마스다 미리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예전에 교토 여행 갔을 때, 시간 순삭을 경험했던 터라 교토역 신칸센 개찰구 안 산책을 추천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던 것 같다.

 

백화점 지하는 바깥세상과 나를 분리하고 공백의 시간을 준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도 뭔가를 생각하고 싶을 때도. 인파 속이어서 때문에 더 절실하게 혼자가 될 수 있다.

백화점 지하에 보석이나 브랜드 가방은 팔지 않는다. 좀 비싼 고기여도 큰마음 먹으면 살 수 있다.

백화점이지만 갖고 싶은 것을 전부 손에 넣을 수 있는 층에 있다! 그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날도 있다. 적어도 내게는.

p.23

 

효율성을 강조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최대한 사소한 것들에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가려 노력하지만, 가끔은 그 사소한 일들이 우리의 삶에 소소한 행복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평범한 하루일지라도, 나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 찰나의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소소한 힐링은 결코 불필요한 일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마스다 미리는 인생에 별 필요 없는 확인을 하느라 시간을 꽤나 쓰고 있지만, 확인하는 일상이 살아가는 큰 힘이 된다고 고백했듯, 매일 거니는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는 것에서 나의 소소한 힐링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에서 보여준 소소한 일상을 확인하는 마스다 미리의 모습에서 자신과 닮은 면은 없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인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은 없는지 잠시나마 공상에 빠져 나만의 소확행을 찾아본다.

 

 

머리가 복잡한 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을 꺼내들고 싶은 날, 마스다 미리의 귀여운 일상이 녹아있는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 펼쳐 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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