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 말할 때마다 내가 더 똑똑해진다
엘커 비스 지음, 유동익.강재형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월
평점 :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이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어 피하게 된다. 그러나 저자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익히면 대화가 수월해진다며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에서 싸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설득하는 28가지 질문의 기술을 소개한다.
우선 저자는 우리가 좋은 질문을 던지지 못하는 이유로, 우리는 질문하는 방법에 대해 배운 적이 없으며 질문을 두려워하고, 또 우리는 좋은 질문을 하기에 너무 이기적이라고 지적한다. 나아가 좋은 질문의 시작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아는 것에서 시작해 나를 버리고 상대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소크라테스처럼 질문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소크라테스처럼 질문하는 법 7가지
1. 지혜는 놀라움에서 시작한다.
2. 호기심을 유지하라.
3. 용기를 내서 과감하게 질문하라.
4. 판단하되 집착하지 마라.
5.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가정해 보자.
6. 연민하되 공감하지 마라.
7. 상대가 짜증을 내도 마음에 담지 마라.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中
소크라테스의 문답식 대화는 종종 '모르겠다'라는 의미인 '아포리아 aporie로 끝난다. 질문은 여전히 질문으로 머물고 만족스러운 답변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질문법의 목표는 답을 찾는 게 아니라, 대화에서 찾은 모든 '답변'에 대해 계속 질문하는 데 있다.
"모르겠어요"라는 아포리아를 깨닫는 순간 귀중한 뭔가를 알 수 있는데, 그게 바로 '질문하기'다. 더 많은 질문을 해야만 생각이 계속 움직이고, 자신이 너무 조금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무한한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내가 답을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는 무지가 더 강한 무지라고 강조하며, 문제의 모든 면을 보고 질문하고 탐구하면서 대화의 끝인 아포리아가 자유를 가져다준다고 이야기한다.
소크라테스의 문답식 대화를 위해서는 공감 제로 상태에서 소크라테스식 반사를 훈련해야 하는데, 엘렝코스(반박), 아포리아, 짜증을 참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한 실전 응용 팁으로 나의 감정을 내려놓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듣기, 질문하기 전에 허락을 구하고, 질문하기 전 20초 동안 침묵해 보며, 상대의 짜증을 짜증으로 받지 말라고 조언한다.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에서 대화의 목적은 설득이 아니라 내가 더 똑똑해지는 것이라고 말하듯, 대화는 이해하고 이해받는 과정이다. 상대방과 나 사이에 다리를 만들어 좋은 대화를 통해 새로운 생각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발전시키면 좋을 것 같다.
'좋은 대화는 좋은 질문에서 시작한다'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타인을 설득하지 않고, 대화를 주도하는 지적 대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일상에 적용해 나가기를 바라본다.
단, 소크라테스가 대화 상대에게 미움을 산 것은 엘렝코스, 반박을 통해 대화 상대가 무지하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기에 감정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지혜롭게 지적 대화를 이어가는 기술을 터득해야 적을 만들지 않으면서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음을 잊지 않기를.
겉도는 대화에 지쳤거나, 타인과 의미 있는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은 분들은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에서 소개하는 실전 연습 팁으로 훈련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