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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도어 프라이즈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1월
평점 :
베스트셀러 <마이 선샤인 어웨이>의 작가 M.O. 월시는 신작 소설 《빅 도어 프라이즈》에서 미래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인간의 본성 그리고 관계에 대해 캐릭터들을 통해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당신의 운명이 2달러로 바뀐다면?
디어필드라는 남부의 작은 동네에 자신의 DNA로 운명을 알려준다는 기계 '디엔에이 믹스'가 등장한다. 단 2달러에 입안의 DNA를 면봉에 채취하기만 하면, 1% 오차로 신장, 몸무게, 가능한 신분까지 운명을 알려준다고. 디어필드에서 디 엔 에이 믹스의 파장은 즉각적이었다. 결과지에 나온 운명 목수를 따라 고등학교 교장이 사임하는가 하면 시장은 카우보이가 되겠다며 평화로운 마을에 자신의 운명을 찾아 나서는 미묘한 움직임이 시작되는데...
아름다운 여인 셰릴린과 결혼하며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남자라 불리는 고등학교 역사 교사 더글라스,
카우보이를 꿈꾸는 훈훈한 외모의 시장이지만, 아내와 자식을 앞세운 아픔을 지닌 행크,
남모를 아픔을 마음에 품고 있던 신부 피트
얼핏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세 명의 동방박사'라는 술을 함께 마시기도 하고, 교사와 학부형의 관계로도, 자신의 속 사정을 털어놓는 유일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쌍둥이 형의 죽음에 괴로워하던 제이콥을 외면했던 행크가 아들에게 손을 내밀고, 아들을 위기에서 지켜내는가 하면, 조카를 찾아갔다가 강도에게 폭행당해 병원에 실려온 피트, 갑작스레 셰릴린이 병원에 실려오면서 병원으로 호출된 더글라스까지 사랑하는 이로 인해 같은 날 병원에서 조우하기도 한다.
저자는 《빅 도어 프라이즈》에서 순식간에 평온한 일상이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던 셰릴린과 더글라스 부부도 왕족이란 신분이 나온 아내와 휘파람 부는 사나이 or 교사라는 너무나도 평이한 결과가 나오며 디 엔 에이 믹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정작 자신의 소중한 것을 놓칠 뻔한 이들이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속마음을 털어놓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계기로 마지막에는 제목처럼 큰 선물로 결말을 끌어가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옴니버스 구성의 전개에도 캐릭터들의 섬세한 감정 선과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며 마주하며 쌓아가는 감정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저자의 담담한 유머에 미소를 머금기도 하며 책장을 넘겼다.
《빅 도어 프라이즈》는 올해 상반기에 애플TV+ 드라마로 방영 확정되었다고 하니, 통통 튀는 등장인물들과 운명을 알고 싶은 이들의 작은 소란을 드라마로 만나봐도 재밌을 것 같다.
만약 현실에 나의 운명을 알려주는 기계가 있다면?
그것도 단돈 2 달러에
DNA 기반의 과학적인 기계라고 한다면?
재미삼아라도 하게 되지 않을까?
행운의 2달러의 호기심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기 보다, 내가 이미 가진 것을 감사하며 현재를 소중히 살아가보자 다짐해 본다.
"그거 아십니까? 하느님을 웃길 수 있는 방법은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고 하지요."
"그게 뭡니까?"
"계획을 세우는 겁니다."
p. 333
"한 사람의 삶이 품은 모든 두려움과 모든 악몽은 어째서 기회만 있으면 펼쳐지고 마는 걸까?" p.438
"네가 무사한 건 네 아버지가 시장이어서가 아니야. 네 아버지에게 더 이상의 비극은 일어나선 안 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어서다. 그분은 고통을 충분히 겪었다. 그래서 너도 일종의 혜택을 얻게 된 셈이다. 내 말 뜻 알겠지? 그걸 낭비하지 마라." p. 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