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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타르튀프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4
몰리에르 지음, 김보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평점 :
「돈 후앙」으로 유명한 작가 몰리에르의 희곡 《타르튀프》는 위선적인 종교인을 풍자해 한 때 공연 금지되기도 했던 작품으로, 프랑스어로 '타르튀프'하면 위선자를 지칭하는 명사가 될 정도로 위선자의 끝을 보여준다.
프랑스 귀족 오르공은 가난한 성직자 타르튀프를 고결한 존재로 받들며 환대한다. 오르공은 타르튀프를 신뢰하였기에 연인이 있는 자신의 딸을 타르튀프와 혼인시키려는 무모함을 보여 가족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뿐만아니라 오르공의 아내 엘미르에게 고백까지한 타르튀프의 실체를 밝힌 아들 다미스를 비난하고 내쫓는가 하면 급기야 타르튀프에게 전재산을 상속하겠다고 제안하기에 이른다. 이윽고 아내 엘미르가 타르튀프의 실체를 드러나게 하자 오르공은 타르튀프를 내쫓으려 하지만, 되려 일가족이 내쫓길 위기에 처하는데...
타르튀프 TARTUFFE가 위선자의 대명사가 되었듯 그의 끝모를 욕망과 타르튀프의 궤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한다. 타르튀프의 궤변은 가짜 신앙인의 위선적인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오르공과 오르공의 어머니 페르넬이 타르튀프를 대하는 모습은 맹목적으로 성직자를 추앙하는 이들의 전형을 보인다. 사람이 눈에 콩깍지가 씌워지면 시야가 좁아지고, 생각이 얼마나 편협해지는지 '오르공'을 통해 면밀하게 그려낸다.
문학작품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타르튀프》는 뻔뻔한 타르튀프의 언사에 어이없으면서도 빠른 전개에 막장 드라마 한 편을 보듯 지루할 틈없이 넘어가는 고전이다.
프랑스 귀족들의 문제를 회피하려는 모습은 요즘도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상이라 조금 헛헛한 기분이다. 비록 문제를 만들기 싫어하지만 또 문제를 해결할 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해법을 제시하는 몰리에르의 결론이 마음에 든다.
아마도 몰리에르는 맹목적인 신앙을 경계하며 신앙과 위선을 구별하는 판별력을 갖추고 살아가기를 당부하고 싶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