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서정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의 아픔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다. 끔찍한 사고로 죽음의 문턱을 지나 '화가'라는 새로운 삶을 개척한 프리다 칼로. 《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의 저자 서정욱 박사는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고 싶다면 프리다 칼로의 작품이 세상에서 최고일 거라며 47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이유는 그녀는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고통을 다 겪었기 때문이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의사를 꿈꾸던 어여쁜 여고생이었던 프리다 칼로가 하굣길에 타고 있던 버스와 전차가 충돌하면서 몸통을 관통하는 처참한 부상으로 의사마저 포기하는 상황이었으나 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그러나 큰 수술을 겪었기에 후유증이 있을 수밖에 없었으며 35번의 수술을 받는 등 육체적 고통은 끝이 없었고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아픔을 남겼다.

 

이와 더불어 프리다 칼로는 사고 이후 남자친구와 헤어졌고,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21살이 많은 화가 디에고베라와 결혼한다. 나이가 많은 디에고 베라는 여성 편력으로도 유명했는데, 끝내 그녀의 여동생까지 범하며 프리다 칼로의 마음을 무참히 짓밟았다.

 

《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는 프리다 칼로의 일대기를 보는 듯하다. 프리다 칼로는 그녀의 일상과 심리 변화를 작품에 직설적이면서도 초현실적으로 그려냈다.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은 교통사고, 끝없는 수술과 고통, 그 고통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그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에 먹먹한 위로를 전하는 것이다.

 

나의 평생소원은 단 세 가지,

디에고와 함께 사는 것,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

혁명가가 되는 것이다.

프리다 칼로

 

 

프리다 칼로를 비운의 여류 화가로 기억하고 있었으나 그녀의 삶과 작품을 살펴보면서 안타까우면서도 혁명가 다운 그녀의 패기가 느껴진다. 그녀의 굴곡진 인생의 끝을 장식한 마지막 작품 VIVA LA VIDA는 그녀가 얼마나 멋진 사람이었는가를 보여준다. 그녀가 자신의 아픔을 자화상과 자신의 현실 세계를 그려왔던 고통에서 벗어나 정물화를 그리고 '인생이여 만세'라는 뜻의 VIVA LA VIDA로 기쁨과 감사로 생을 마감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그녀의 작품이 아픔에서 끝났다면 비운의 작가라는 꼬리표에 머물렀겠지만, 그녀의 작품을 연민의 마음이 아닌, 위로로 다가올 수 있음은 그녀의 작품에는 사랑과 배신 그리고 인생에 대한 열정과 신념이 스며들어 있기에 많은 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눈길을 머금게 하는 게 아닐까.

 

삶이 팍팍하고, 답답해 잠시 미술 감상으로 위로를 받고 싶은 분들이라면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서정욱 박사의 고퀄 작품 해석이 더해진 《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를 읽다 보면, 현재 나의 삶에 무한한 감사를 느끼게 된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깊이 있게 알고 싶은 독자라면, 주저 없이 선택해도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