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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진 감정이 말을 걸어올 때
김소영 지음 / 책발전소X테라코타 / 2022년 11월
평점 :
당인리 책 발전소 오픈을 시작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추천하는 브론테까지 사업을 확장한 김소영 대표의 《무뎌진 감정이 말을 걸어올 때》는 문장 하나하나에 그녀의 섬세한 감성이 스며들어 있는 독서 기록이다.
지금껏 문제가 생기면 늘 책에서 해결책을 찾던 서점 사장님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책 태기를 겪었다고 한다. 그녀는 종이책 구독 서비스 북클럽을 론칭하면서 책 편지를 동봉했는데, 책 편지 작성하는 시간을 통해 책을 읽고 호흡하면서 그간 무뎌졌던 감정이 되살아났다고 한다.
《무뎌진 감정이 말을 걸어올 때》에는 크리스티앙 보뱅 「그리움의 정원에서」, 김혼비 「다정 소감」, 김겨울「책의 말들」, 타라 웨스트 오버「배움의 발견」, 클레어 챔버스「스몰 플레저」등 21권의 책이 소개된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저자가 책을 어떻게 읽어왔을지 그려진다. 때론 책에 몰입되어 책장이 줄어드는 게 아쉽기도 했을 테고, 화가 나기도 하고, 책장을 덮고 싶은 마음을 참고 읽다가 책의 의미를 느끼기도 한다.
독서의 행복을 아는 사람이 전하는 정성 담긴 책 편지 너무 매력 있다.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가 그러하듯 주인공의 상황에 몰입되어 와닿는 문장에 흠뻑 취하고, 상상하며 읽어갔을 그녀의 미터임이 한편 한편에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간략한 책 소개와 더불어 그녀에게 울림을 준 문장과 감정들 그리고 일상 이야기는 나도 책 발전소 북클럽을 가입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무뎌진 감정이 말을 걸어올 때》는 쌀쌀해진 계절에 따뜻한 티타임과 함께 하기 좋은 책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도 따스하지만, 서정적인 문체가 온기를 더해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준다.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 그녀가 추천하는 긴 호흡이 담긴 독서 기록을 읽어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스몰 플레저」는 나의 장바구니에 담겼다. 처음에는 제인 오스터의 후계자 자리에 올려놓은 책이라는 말에 솔깃했는데, 중반까지는 참고 읽어야 하지만 그 뒤에는 알아서 책장이 넘어갈 거라는 저자의 말에 어떤 느낌인지 와닿았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스콧 제럴드의 「행복의 나락」도 읽어 볼 예정이다. 그녀의 북클럽이 흥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한때 책이 나의 도피처가 되었던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책 태기에 빠져있거나,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되는 분, 책을 어떻게 읽어나가야 할지 고민인 분들은 책 발전소 북클럽에 가입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듯싶다.
우리가 기꺼이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순간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의도하지 않은 삐걱거림이
오히려 완벽함으로
우리를 이끈다는 거죠. p.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