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
어맨다 고먼 지음, 정은귀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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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시'우리가 오르는 얻덕'을 낭송하며 2021년을 빛낼 인물 100인에 선정된 인물인 미국 최초 청년 계관시인 어맨다 고먼은 다치고 치유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해 그리고 펜데믹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서 시집 《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을 썼다고 한다.

 

 

코로나 19 펜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기록한 어맨더 고먼의 시집 《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는 진혼곡을 시작으로 인간은 얼마나 만신창이인지 돌아보며 속죄하기도 하고 때로는 분노하기도 하지만, 결의안으로 시집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우리가 살아 있는지 & 깨어 있는지

알게 하는 그것이 바로 상처다.

상처는 다가오는 그 모든 격렬하고

끔찍한 고통들을 우리에게 허락한다.

- 깊은 슬픔 中 p.38

 


세상은 여전히 우리를 무섭게 하고

우리가 아는 것을 쓰라고 한다.

우린 우리가 두려워하는 걸 쓴다.

우리의 두려움은 그제야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에 의해 작아진다.

- 한 나라의 진실 中 p. 175

 


슬픔은 사랑에 의지한다.

우리가 가장 소중히 품은 것은 떠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바꾸어 온 것은 지속될 수 있다.

선언되고 & 선택되어.

우리가 서로서로 만들어나갈

우리 & 모두를 그려본다:

벌어진 상처처럼,

우리 얼굴이 축축하게 빛나고,

- 한 나라의 진실 中 p. 176

 

우리가 우리 자신의 시간을 충실히 산다면, 승리는

칼날 위에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그 모든 다리 위에 있을 것.

바로 그것이 우리가 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닦을 약속, 우리가 오르는 언덕이다.

- 우리가 오르는 언덕 中 p. 216

 

책장을 넘기다 보면, 평범하지 않은 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운율을 살린 시가 있는가하면, 산문같은 시도 있고, 문자를 주고받은 둣한 시, 그래픽에 맞춘 듯한 편집 등 다채로운 시를 접할 수 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어도 우리가 살아가는 모양이 다 다르듯, 다채로운 시는 마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녹아있는 것 같다.

 

어맨다 고먼의 시집 《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상과 격리되어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서 타인 혐오를 불러온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를 상기시키며, 우리가 나아갈 길은 사랑과 연대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고통을 기억하되 더 많이 사랑하며 함께 나아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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