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많은 미술관 - 미술관만 가면 말문이 막히는 당신을 위한
정시몬 지음 / 부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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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만큼 예술 여행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은 없다. 《할 말 많은 미술관》은 프랑스와 영국 그리고 이태리의 미술관 별로 작품을 소개해 보다 차분하게 전시를 보는듯한 기분으로 미술관 투어로 안내한다.

 

절대 왕정의 보물단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의 니케 조각상을 시작으로,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을 거쳐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과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둘러본다. 마지막으로는 로마 바티칸 시국의 바티칸 미술관의 최후의 심판을 감상하며 미술관 여행을 마무리한다.

 

저자가 소개한 미술관 중에서 오랑주리 미술관은 아직 방문하지 못했기에 더 유심히 보게 되었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근대 프랑스 미술을 중심으로 작품을 전시해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 <아침>, <버드나무의 외침>과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피아노 앞의 소녀들>, 폴 세잔과 앙리 마티스 그리고 파블로 피카소까지 인상파 대가들의 작품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인지 작품들과 작가들이 꽤나 친숙하다. 거대한 화폭으로 유명한 모네의 작품이 작게 수록된 부분이 조금 아쉽지만, 다음 파리 여행 때는 오랑주리 미술관을 방문해 실컷 보고 오면 되니까 작품의 해설에 집중했다.

 

모네의 유종의 미를 거둔 작품이라 해도 손색없는 <수련 연작>이 왕실 식물원이었던 자리에 세워진 오랑주리 미술관에 전시된 것을 보며 삶과 죽음이 모두 행복했던 예술가가 아니었을까라는 저자의 해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토록 정원을 사랑했던 모네의 유작을 전시하기에 그보다 더 안성맞춤인 장소는 없었을 테니 말이다.

 

미술 감상 책은 작품의 배경지식을 쌓기 위함도 있지만, 저자는 어떤 감성으로 작품을 감상하는지, 미술 작품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 여정에서 또 다른 쾌감을 갖게 되기에 비슷한 듯해도 저자의 감상법이 나와 비슷하면 공감대가 형성되고, 색다른 시각의 소유자를 접하면 나의 지적 호기심이 충족되게 된다.

 

《할 말 많은 미술관》의 저자는 미술관에서는 작품과 감상자 간의 작품을 매개로 나누는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여러 미술관을 방문하며 작품과 나눈 대화의 기록을 담아냈다. 각 미술관의 대표작과 더불어 함께 비교하면 좋을 작품들을 묶어서 소개하면서 저자의 감상이 더해져 전시 보는 기분을 선사한다.

 

또한 거장의 대표작 외에도 눈길을 돌려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찾아보면 자신의 숨은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며 예술적 취향을 가다듬는 법을 소개한다. 할 말 많은 미술관이라는 제목처럼 예술 작품의 알레고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배경지식과 더불어 작가의 환경과 표현 기법 등을 많이 알아야 할 것이 많다. 많이 알수록 작품을 해석하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술 감상에 취미를 가지려면 일단 작품을 많이 봐야 하기에 미술관이나 작품들을 많이 접해야 한다. 어느 정도 전시를 보다 보면 작품 감상법에 호기심이 생긴다. 작품을 알고 갈수록 더 많이 보이는 건 당연지사니까.

 

만일 미술관만 가면 말문이 막힌다면 저자가 짚어주는 작품 감상 포인트들을 눈여겨 보고 전시 관람하면서 익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타인의 감상법보다 중요한 것이 자신만의 감상법이기에, 다른 이들의 감상법들을 살펴보고 자신에게 맞는 자신만의 감상법을 만든다면 아마도 주기적으로 미술관을 찾아가고 싶어질 정도로 작품과 미술관에 흥미가 생길 것이다.

 

《할 말 많은 미술관》에 소개되는 작품들의 다수를 관람했던 경험이 있었던 덕분에 내가 작품을 보며 느꼈던 감상을 떠올리며 저자의 감상을 비교하며 읽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프랑스, 영국, 이태리로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 미술 작품 감상에 취미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저자의 감상에 자신의 감상을 더하면서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할 말 많은 미술관》 구매할 때 함께 제공하는 감상일지에 자신의 작품 대화 기록을 남겨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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