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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 - 은유와 재치로 가득한 세상
카타리나 몽네메리 지음, 안현모 옮김 / 가디언 / 2022년 7월
평점 :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위치한 북유럽 4개국인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는 부유한 복지 선진국으로 불린다. 바이킹의 후예인 북유럽 사람들은 심플하면서도 은은한 멋을 추구하지만 은유법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안현모 기자가 번역한 《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은 은유의 세상 스칸디나비아로 안내한다.
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은 모르면 엉뚱하게 해석할 수밖에 없을 관용구 모음집으로 메타포의 향연이 이어진다. 북유럽스러운 일러스트와 색감 그리고 재치 있는 짤막한 에피소드가 매력적인 책이다.
Bite into the sour apple
'신맛 사과 베어 물기'는 노르웨이의 표현으로 어떤 일을 억지로 끝내기 위한 첫걸음이란 표현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식 표현으로는 울며 겨자 먹기로 해석할 수 있고, 덴마크식에서는 '낙타를 삼켜야 할 때'라고 표현한다고 한다.
Own land strawberry, other land bluberry.
'우리 집은 딸기, 남의 집은 블루베리'라는 핀란드의 표현은 베리류 열매에 대한 자부심이 높기로 유명한 핀란드 인들이 맛 좋은 딸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역자는 우리 집은 딸기, 남의 집은 블루베리라는 문장에 여운이 남아 핀란드에 직접 가서 딸기와 블루베리를 맛보았다고 한다. 타르트 위에 얹어져 있으니 맛이 없을 리 없다는 것.
그러나 핀란드 마켓에서 사 먹은 블루베리의 맛을 10여 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잊지 못하는 한 사람으로서 핀란드의 베리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찐한 보라색의 통통한 블루베리가 속도 꽉 찬 것은 기본! 그 단맛은 국내산 블루베리나 미국산과는 차원이 달랐다. 심지어 핀란드산 냉동 블루베리일지라도 현지에서 잘 익은 블루베리를 수확한 그 맛에는 미치지 못하니까. 블루베리 제철에 핀란드 여행을 간다면 무조건 블루베리 듬뿍 사서 드시길 권한다. 당시에 핀란드인들이 베리에 대한 자신감이 남달랐다는 것을 알았다면 매대에 있는 베리들을 아낌없이 샀을거다.
(갑자기 여행 후기 느낌이 된 듯...)
이 외에도 파란 벽장에 똥 싸기, 소시지 국물처럼 명쾌하도다, 간에서 곧바로 말하자면, 기차보다 멍청해, 골짜기에 무민이 없네 등 스칸디나비아인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관용어구는 재미와 상식의 지경을 넓혀준다.
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을 읽으며 만족했던 부분은 번역본 외에도 일러스트와 영어 원문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 점이 좋았다. 대체로 어렵지 않은 문장들이라 쉽게 읽혀는 반면에 글자 폰트가 작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아무튼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세련된 디자인과 북유럽의 유머를 경험하고 싶다면 그리고 북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을 펼쳐보기를 권한다. 직설적인 것 같으나 유머러스한 은유를 사용하는 스칸디나비아인들의 문화와 유머가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북유럽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