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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주례사 - 사랑에 서툴고, 결혼이 낯선 딸에게
김재용 지음, 소보로 사진 / 가디언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엄마가 딸에게 듣는 최고의 찬사 '엄마처럼 살고 싶다'라고 한다. 사랑으로 키워온 딸이 자신을 꼭 닮고 싶다고 한다면 마음이 뭉클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엄마의 주례사>는 최고의 찬사를 들은 엄마가 전해주는 따스한 조언들이 가득한 책이다.
며느리로, 엄마로, 여자로 먼저 살아본 엄마가 딸에게 전하는 축복의 메시지라는 카피부터 마음에 들었다.
나 자신을 오롯이 들여다볼 기회는
혼자일 때가 아니면 오지 않아.
혼자 잘 놀 줄 알아야 결혼해서도 행복하고,
더 나이 들어서는 가족에게 부담 주지 않아서 좋지.
혼자 잘 놀 줄 아는 여자가 진짜 '인싸'가 되는 거야.
인싸중에서도 '핵인싸' p.46
혼자서도 잘 노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에 십분 공감한다. 코로나 기간 동안 취미 부자인 나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답답함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 만나기는 물론이고, 여행, 맛집 그리고 전시 보는 것도 좋아하는 나였지만, 그에 못지않게 집을 좋아하는 집순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집을 좋아한다는 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놀기에 최적화되었다는 이야기와 같다. 도서관이나 서점 부럽지 않은 책들을 소장하고 있고, 카페 부럽지 않은 다양한 티와 찻잔들이 구비되어 있는 데다가 웬만큼 맛을 내는 손맛 덕분에 굳이 식당과 카페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무료할 틈 없이 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의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 나를 채워놓은 누적된 경험들이 결과로 드러난 게 아닐까 생각이 들면서 나름 나를 돌아보는 시간들로 채워서 보람 있다고 여겨졌다.
<엄마의 주례사>는 결혼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아내로서, 엄마로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지키고 살아가야 하는지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 이 세상에 너무 늦은 때란 없으며 자기가 피어나야 할 시기에 피어야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내 행복한 인생을 완성하라고 전하는 현실적인 조언이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진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이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 <진정한 여행> 나즘 히크메크 - p.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