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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 - 무해하게 잘 먹고 잘 사는 법
편지지.전범 지음 / 봄름 / 2022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비혼 주의자도 아니고 비건도 아니다. 그런데 나와는 너무도 다른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호기심이 가서 선택한 책 <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는 작가 편지지와 전범선 커플이 무해하게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은 뭇 생명과 마찬가지로 인풋에 따라 아웃풋이 도출되기 마련이다. (중략) 대한민국의 건실한 일꾼은 카페인으로 정신을 차리고 알코올로 아픔을 씻는다. 각성과 망각의 무한 반복이다. 어릴 때는 우유를 마시고 쭉쭉 자라야 하는 것처럼 어른은 커피를 마시고 부지런히 일해야 한다. p.52
<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는 삶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비혼을 택한 페미니스트. 결혼한 한 쌍의 남녀로 묶이는 것보다 같은 집에서 살며 끼니를 함께하는 사람으로 서로를 마주하고 싶다는 여인과 아이비리그 석사 출신으로 로스쿨 입학을 포기하고, 밴드 보컬과 작가의 삶을 걸어가는 남성이 서로에게 끌려 1달간 매일 만나고 동거에 들어간 비혼 커플의 비거니즘 이야기다.
'비거니즘은 살림이다'
살리는 철학이며 살리는 운동이다.
인류세라는 죽임의 시대를 극복하는 열쇠로서
비거니즘은 살림일 수밖에 없었다.
'살림'은 가사노동을 뜻하는 말이지만
사전적으로는 '한 집안을 이루며 살아가는 일'이다.
살림의 본질은 삶의 지속이자
생명의 재생산, 다시 말해 사랑이다. p.217
<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는 때로는 환경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비출산이 최선이고, 인간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친환경이라며 다소 비약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혼과 비건이라는 삶의 방식이 조금 다를 뿐, 세상에 그저 온전히 존재하기 위해 최대한 무해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목표는 크게 다를 바 없는 먹고사는 이야기다. 내가 앞으로도 비건의 삶을 걸어갈 확률은 없지만, 책에서 소개한 9가지 비건 레시피 중에서 돌봄 스무디 보울, 귀리 바나나 팬케이크, 들기름 메밀막국수, 토마토 비타민 수프, 새송이 버터 덮밥은 이따금 한 번씩 만들어 먹어봄 짓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