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체이스 (10만 부 기념 특별 에디션) 설산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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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의 천재 작가라 정평이 나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설산 시리즈 최고의 인기작인 <눈보라 체이스>가 10만 부 기념 특별 에디션으로 돌아왔다.

 

취업하기 전 실컷 스노보드를 타러 홀로 스키장에 다녀온 와키사카 다쓰미는 살인 사건 혐의로 용의선상에 오른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서브 열쇠에서 그의 지문이 나왔고, 사건 전날 그와 마주쳤다는 동네 주민의 증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의 결백을 증명해 줄 유일한 사람은 사건 당일 스키장에서 마주친 이름 모를 스노보더 여신뿐. 다쓰미는 법학과 친구 나미카와 함께 알리바이를 입증시켜 줄 그녀를 찾아 사토자와 온천 스키장으로 향하고, 그들의 뒤를 고스기 형사가 추적하는데...

 

왜 일이 이렇게 되었나 짚어보면,

다쓰미가 무단으로 남의 집에 들어가

이상한 열쇠에 손을 대고

마음대로 개의 리드를 가져왔기에

정황상 경찰로부터 범인으로 의심받기 충분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은 하찮은 벌레만 한 존재인지도 모르지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그 꿈틀하는 걸 모으면 틀림없이 큰 힘이 된다."p.307

 

"장기 말이라고 그저 하라는 대로 움직이기만 해도 되나요? 때로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움직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그 결과, 한 방 크게 역전의 공을 세워버리면 진짜로 속이 시원할걸요?"p.309

 

장기판의 말과 같다는 고스기 형사에게 경찰관은 범인을 체포하는 것이 할 일이니 진범을 찾는데 주력하라는 유키코의 일침은 그를 꿈틀거리게 만드는 트리거가 된다.

 

무죄를 입증하지 못하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다쓰미였지만, 자신의 직관대로 판단하고 그의 사정을 들어준 주변 사람들이 있었기에 무죄를 입증할 알리바이에 한 걸음씩 다가가게 된다.

 

<눈보라 체이스>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하얀 설산에서 펼쳐지는 결혼식 행사와 스노보더들이 자아내는 진풍경 위로 알리바이의 여신을 쫓는 다쓰미 일행과 그 뒤를 쫓는 경찰의 추격전을 묘사하는 빠른 호흡 그리고 여신의 반전까지 히가시노 게이고 다운 트릭이 돋보이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눈이 많이 내리는 나라에서 태어나 즐기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집필 후기답게 하얀 설경의 스키장에서 한바탕 뒹굴고 온듯한 기분이 든다. 겨울에 읽어서 더 재밌는 추리소설 <눈보라 체이스>, 다른 설산 시리즈도 섭렵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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