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크리크
앤지 김 지음, 이동교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0년 미국을 뒤흔든 베스트셀러 <미라클 크리크>는 인간의 선의를 딸에게 가르치는 엄마의 위대한 사랑이 돋보인 한 편의 흥미진진한 법정 드라마 같은 소설이다.

 

 

2008년 8월 26일, 미라클 크리크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자폐아, 뇌성마비, 불임치료 등을 고압 산소로 치료하는 미라클 서브마린에서 폭발 사고로 인해 소년 한 명과 여성 한 명이 사망하고, 네 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에 방화인지, 살인인지 법정 진실 공방이 가열된다.

 

폭발 사고로 자폐아 헨리가 사망한 가운데 세상은 잔인하게도 헨리의 엄마 엘리자베스가 아동학대 혐의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살인자로 낙인찍으며 추궁한다. 이에 변호인은 직접 증거와 정황 증거를 조목조목 따지며 변론하는 동시에 미라클 서브마린의 운영자인 박유가 보험금을 노린 고의 방화는 아닌지 의심을 제기하며 독자를 재판이 열리는 법정으로 데려다 놓은 듯 생생하게 그려내 한 편의 법정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 재판장은 거짓말이 난무하는 가운데 1년간 숨겼던 진실의 베일은 점점 벗겨지는데...

 

갑작스러운 엘리자베스의 자살로 인해 사건의 진실이 수면으로 드러나는 찰나에 진실이 덮일지도 모르는 위기의 순간이 닥친다. 과연 우리가 그 순간에 놓여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자식의 잘못을 덮고 어떤 일도 희생하려는 아버지와 제아무리 실수라도 자신의 잘못에는 책임을 져야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인간의 선의를 가르치는 어머니의 대립이 독자로 하여금 어떤 것이 사랑하는 진정으로 지키는 것인지, 위기와 혼돈의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묵직하게 보여주며 감동을 선사한다.

 

"이 비극의 가장 극적이면서 얄궂은 부분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그날 일어난 일 전부가 그저 좋은 사람의 단 한 번의 실수가 초래한 예기치 못한 결과라는 것.

.....(중략)....

하지만 그런 게 바로 인생이었다.

모든 인간은 백만 개의 경우의 수가 얽히고설킨 결과물이었다." p. 505

 

진정으로 마음을 알아주고, 올바른 선택으로 이끄는 선의가 절망의 순간에서 타오르는 희망의 불씨를 보여주며 마무리된다. 2020년 에드거상 수상작 <미라클 크리크>는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한 플롯과 섬세한 심리 묘사 그리고 속도감과 감동까지 소설의 재미가 다 녹아있는 작품이다. 책장은 지루할 틈 없이 넘어가지만 여운은 많이 남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