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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의 역사 - 지도로 그려진 최초의 발자취부터 인공지능까지
맬컴 스완스턴.알렉산더 스완스, 유나영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10월
평점 :
어린 시절 지구본을 보며 세계 지도는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저자는 <지도의 역사>에 역사상 최초로 세계를 설명하려 한 지도들을 바탕으로 지도 만드는 기술 등 지도 제작의 여정으로 초대한다.
세계 최초의 지도는 기원전 6세기에 만들어진 쐐기문자가 새겨진 점토판 조각으로 1881년 바그다드 서쪽에서 발견되었다. 1년의 길이를 약 360일로 정의한 바빌로니아인들이 원을 360조각으로 나누어 계산하였는데 이 방식은 현재까지도 지도 제작에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고대인들은 해와 달과 천체의 움직임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읽으며 주변의 세계와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지도를 만들었다. 천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고대인들은 위선과 경선을 최초로 사용하였으며 이는 르네상스 이후까지 적용되었는데, 중세 시대에 기독교 지리학이 지배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마파문디가 전해졌다.
지도의 역사라는 책 제목답게 역사의 순간들을 지도로 읽어내려 간다. 대항해 시대 때는 콜럼버스와 마젤란이 어떤 경로로 신대륙을 탐험했는지를 보여주면서 나아가 유럽 탐험가들이 신대륙을 발견하고 정복하는 세계사를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지도는 대륙 발견과 동시에 식민지 쟁탈전이라는 비극을 초래하며 인류 문명 발전사에 기여했다. 전쟁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지도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영토 분쟁의 세계사를 지도로 읽어 내려가는 재미가 새로웠다. 십자군 전쟁, 미국 남북전쟁, 세계대전 등에서 사용된 수많은 전쟁 지도를 두루 살펴보면서 점령 계획을 지도로 작전 지시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런던의 지하철 노선도를 디자인하고 파리와 뉴욕이 도시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 지리학자가 책 한 페이지 면적에 걸친 지도는 책 한 페이지를 읽는 시간만큼의 시간을 들여 읽으라 했다며 지도 읽기를 권한다.
<지도의 역사>에는 한 페이지를 할애하는 지도가 많아서 찬찬히 보다 보니 정말 생각보다 시간이 꽤 들었다. 연합군의 기지는 어디였고, 어떤 루트로 진격을 해가는지 지도의 서사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었다.
지금이야 항공 사진으로 지도를 제작하기 수월해졌지만, 초창기 우리나라에서 대동여지도가 그려졌을 때 발품을 팔아 그렸던 것처럼 수많은 지도 제작자의 노력이 인류사를 발전시켰음을 보여준다. 지도가 주변 세계를 읽어내는 도구이기에 인공지능이 일상이 되면 지도는 어떤 발전을 거듭할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