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 플라톤부터 BTS까지,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 세계 서가명강 시리즈 19
오희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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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북스의 서가 명강 시리즈 19번째 도서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는 <철학 속의 음악>으로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소리를 사유하는 음악학자 오희숙 교수가 플라톤부터 BTS까지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 세계로 초대한다.


"들리는 멜로디는 아름답지만,

들리지 않는 멜로디는 더욱 아름답다."


음악을 들으며 소리 이면의 세계에 대한 철학적 사유는 가히 매력적인 시간이다. 쇼펜하우어, 니체, 아도르노 등 철학자들의 사상을 기반으로 음악사의 변천사에 녹아있는 당대 시대상을 이해할 수 있다.


음악사 관점에서 음악과 감정의 관계에 주목하기 시작한 바로크 시대부터, 천재 예술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르네상스 시대를 이야기하며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천재성을 비교한다. 니체는 디오니소스적 예술관은 도취되어 자신의 주관성을 표출하는 힘의 의지로, 음악은 세계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강조한다. 즉, 삶의 고통을 발견할지라도 어떤 회상이나 위로를 필요로 하지 않은 채로 삶을 사랑하고 긍정하는 디오니소스적 지혜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18C 이후 20세기 까지는 독창성이 미적 척도로 베토벤은 바흐와 다른 음악, 바그너는 베토벤과 다른 음악을 내놓으면서 음악사를 바로크- 고전-낭만시대로 변화하게 만들었다. 이어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아방가르드 그리고 현대 음악에 이르기까지 예술 사조를 둘러본다.

 

 

'감성적인, 잔잔한, 차분함'이라는 키워드로 인공지능 작곡가 이봄의 곡 <그리운 건 모두 과거에 있다>를 소개하는데,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곡이라 그런지 단순한 화음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곡이었지만 마음이 편해지는 매력이 있어 감성 돋는 가을날과 어울리는 음악이었다.

 

타 음악 서적처럼 <음악이 멈추는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에 소개된 음악을 QR코드로 들을 수 있는데, 플레이리스트 형태라 매번 QR코드를 찍어서 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해소되어 좋았다. 유튜브에 저장해놓고 감성이 몽글몽글 해질 때 플레이하고 싶다.

 

<음악이 멈추는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는 음악은 어디에나 있고, 음악에는 철학이 있으며, 음악은 사회를 품는다고 전하는 저자의 음악 이야기가 매력적인 책이다. 음악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이 충족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클래식 음악과 철학을 사랑하는 이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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