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별; 오름에서 편지를 띄우며 - 마음속 빛나는 별을 품고사는 가장 보통의 당신에게
성희승 지음 / 지베르니 / 2021년 8월
평점 :
별빛이라는 소재로 작품을 그려 별 작가로 불리는 저자는 <별; 오름에서 편지를 띄우며>에 다양한 별의 세계를 그려냈다. 그녀는 우리의 내면과 우주의 세계를 연결 지으며 때로는 고독해 보이지만, 묵묵히 자신의 빛을 뿜어내는 별빛을 통해 열정의 불꽃을, 사랑을, 그리움을, 꿈을 그려낸다.
반복의 기쁨
반복되는 일상 속
지루함도 아니리
고루함도 아니리
같은 점
동일한 선들이 반복되어
선율을 이루 듯
음률을 만들어내 듯
기억의 파편들이
하나 둘 점을 이루고
선을 만들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면을 이루어내리
성실함이 담긴 반복
일상이 주는 기쁨 이리. p.28
<별; 오름에서 편지를 띄우며>에 수록된 작품들은 점과 선은 반복되는 일상처럼 반복되면서 점차 확장해 하나의 면을 이룬다. 하나의 면은 또 다른 컬러의 별로 채워진 면이 층층이 겹쳐지며 오묘하면서도 다채로운 작품으로 완성해 나간다. 그녀가 그려낸 별의 세계는 선과 선이 교차하며 끝없이 연결된 별이 우주를 이룬다. 크기도 간격도 통일성이 없기에 더 우리와 닮아 있는 것 같다. 불규칙적인 별이 모여 우주를 이룬 별의 세계는 각기의 개성이 다른 인간들이 가족,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유기적으로 공동체를 이루며 세상의 하나로 존재해가는 우리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 아닐까.
'마음속 빛나는 별을 품고 사는 가장 보통의 당신에게'라는 부제가 따뜻하게 다가오는 <별; 오름에서 편지를 띄우며>는 작품과 짤막한 시가 곁들여져 작가의 감성이 오롯이 전달된다. 도서에 수록된 작품을 보며 책장을 넘겼을 뿐인데 별 작가의 전시를 도슨트 들으며 감상하고 온 듯한 기분이다. 반복되는 디자인이지만 컬러감과 선의 굵기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작품은 매료되는 구석이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작품은 평소에 통화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끄적이던 별 모양과 너무 흡사했기 때문에 낯설지가 않았다. 무한 반복의 우주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별을 수많은 감정과 계절로 캔버스에 수놓은 저자의 작품을 비루한 나의 낙서에 비교하기는 뭐 하지만, 그게 작가와 일반인의 차이가 아닐까. 그저 평범하게 스쳐 지나가는 찰나도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지녔으니까 말이다. 자신의 감정을 별세계에 녹여내 채색해 보아도 재밌을 것 같다.
겨울산
새벽 달빛 앞에
시려운 손발 부여잡고
앉아있던
겨울산은
끝끝내 목련 꽃을
그렇게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