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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38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운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7월
평점 :
명쾌하고 날카로운 판단력과 직설적인 문체로 유명한 마키아벨리가 메디치 가문의 환심을 얻기 위해 집필해 로렌초에게 헌정한 <군주론>은 인간의 권력과 인간의 심리와 처세술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하는 자기계발 필독서다.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
군주는 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하기 위해 권모술수를 써야 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
즉,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의미로 '정치적 기회주의'라고도 한다.
군주는 어떻게 신의를 지켜야 하는가?
싸움에는 법으로 싸우는 인간의 방식이 있고, 힘으로 싸우는 짐승의 방식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특히, 군주라면 짐승의 방법을 쓸 줄 알아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사자와 여우의 방법을 모방해야 한다. 사자는 덫으로부터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여우는 늑대 앞에서 꼼짝도 못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덫을 알려면 여우가 되어야 하고, 늑대를 쫓아가려면 사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중한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자기에게 불리하거나 신의를 약속한 이유가 사라졌을 때, 신의를 지킬 수 없을뿐더러 지켜서도 안된다고 주장한다.
하나의 불편을 피하려고 노력할 때 다른 불편과 전혀 마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만물의 이치입니다. 하지만 신중함은 불편한 것들의 특성을 알고, 덜 나쁜 것을 선택할 줄 아는 데 있습니다. p.157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통치자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거하고 있지만, 군주의 너그러움과 인색함, 잔인함과 자비로움, 탁월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 등등 우리 인간사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 리더가 갖춰야 할 처세술과 리더십 도서로 시공간을 초월하여 사랑받고 있다.
마키아벨리는 인간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로 행운(fortuna)과 역량(virtu)을 제시한다. 서양 문화에서 포르투나는 여성으로 비르투는 남성으로 묘사되는데, 행운을 붙잡고 장악하기를 원한다면 과감하고 대담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말한다. 행운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도 역량이라는 것이다.
행운은 변하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서로 일치하면 행복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불행하다. p.172
다른 군주를 공격하기 위해 자신보다 강한 군주와 동맹을 맺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에 우리나라의 뼈아픈 역사가 떠오른다. 만일 신라가 당나라와 연합하지 않았다면, 백제와 고구려의 삼국시대가 좀 더 부흥하고, 우리나라의 위상도 지금보다 더 높았을 텐데.. 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대학시절 필독서로 읽었던 <군주론>을 다시 읽었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읽었을 때 고전의 진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학창 시절 읽었던 명작을 10여 년이 흐른 후 다시 읽고는 한다. 현대 지성의 이탈리아어 원전 완역본 덕분인지,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사를 알아가서 인지 이해하기도 편하고 쉽게 읽혔다. 군주의 자질과 리더의 처세술도 결국은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 것임을 다시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