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이
로미 하우스만 지음, 송경은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독일 슈피겔지 베스트셀러 1위 도서이자 쾰른 크라임 어워드 2019 수상작인 로미하우스만의 데뷔작 <사랑하는 아이>는 그릇된 사랑에 대한 집착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인간의 의지를 대비시키며 반전의 결말로 속도감있게 전개하는 흡입력 높은 소설이다.

뮌헨에서 23세 여대생 실종!

소설 <사랑하는 아이>는 23세 여대생 레나 백의 실종 사건 기사로 시작된다. 여대생 레나 백은 파티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실종되었는데, 당시 그녀는 술을 많이 마신 상태로 새벽 5시경까지 친구들과 함게 있다가 귀가 도중 친구와 통화한 뒤 휴대폰 전원이 꺼진다. 뮌헨 전역에서 수색 작업을 펼쳤으나 찾지 못한 채 수사는 미궁에 빠진다.

바로 다음장에 오두막에서 갑자기 남편과 두 아이가 생긴 여성이 시간 감각과 존엄성을 잃었다는 독백으로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어서 교통사고가 났던 날 밤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레나 백이 실종된 지 14년이 흐른 어느 날, 캄의 숲속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금발의 여성과 13세 소녀 한나가 앰블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된다. 경찰은 피해자 여성이 14년 전 실종된 여대생과 인상착의가 비슷하다 여기고 레나의 아버지 마티아스에게 연락을 취한다. 기다리던 소식에 한 걸음에 달려간 마티아스는 자신의 딸 레나가 아님에 실망하지만, 딸 레나를 닮은 13세 소녀를 보며 의구심이 드는데...

<사랑하는 아이>는 한나, 레나, 마티아스의 1인칭 시점으로 소설을 전개해 나가며 사건의 전모를 추적해나간다. 사실 교통사고로 병원에 이송된 레나는, 4개월 전에 납치되어 오두막에 감금된 야스민이다. 야스민은 한나와 요나단의 엄마이자 납치범의 아내 레나의 대역으로 납치범을 가격하고 도망치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아이들은 남성으로부터 도망칠 생각이 전혀없어 분명 자신 혼자 도망쳤는데 병원에는 한나와 함께 이송되어 온 사실도 이상하다. 한나는 지적 호기심이 강한 아이로 일반적인 아이들과는 다른 양상을 띄는데, 깨어난 야스민에게 레나라고 하며 '난 다 알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한나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4825일 동안 딸을 기다려온 아버지가 손녀를 단번에 알아보고 애틋함도 잠시, 사건을 추적하면서 레나의 생존가능성은 희박해짐을 깨닫게 된다. 오두막에서 아버지의 엄격한 규제안에서 통제되면서 살아온 한나는 영특한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이 비극은 아버지의 잘못이 아닌 엄마의 멍청한 행동에서 비롯되었다고 믿는다. 범인에 대한 추적과 범인을 마주하고 대치하면서 사랑에 대한 집착이 빚어낸 불행의 전모가 밝혀지게 되고 결국 레나는 싸늘한 시신으로 마티아스에게 돌아온다.

"당신은 우리를 가둘 수 없다. 소유할 수 없다. 이 오두막은 당신의 감옥이다. 결코 우리의 감옥이 아니다."

소설의 시작에 '환상이 깨지는 것보다 더 슬픈 건 없다'는 문장이 책장을 덮을즈음 이해가 되었다. 오두막에 갇혀 통제안에 살아가지만, 언젠가는 아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아가게 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아이들을 키워낸 레나의 에필로그는 마음을 조여온다.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야스민의 고군분투, 딸의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마티아스, 엄마를 사랑하고, 아빠와 요나단과 함께 오두막에 살고 싶어하는 한나의 시선이 교차되며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매력적인 묘사는 순식간에 남은 페이지 수가 줄어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스릴러를 읽기 좋은 계절인 여름에, 재밌는 스릴러 소설들을 많이 읽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한 요즘이다. 로미 하우스만의 소설 <사랑하는 아이> 역시 납치범을 찾는 여정에 단번에 빠지는 몰입도 높은 소설로, 더운 여름날 흥미진진한 반전의 서스펜스 소설을 찾는 독자라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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