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절대 말하지 않을 것
캐서린 맥켄지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평점 :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굿 리즈 2019 최고의 책 미스터리 스릴러 부분 수상작인 <절대 말하지 않을 것, I'll never tell>은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가족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캠프 마코를 운영하는 맥알리스터 가족은 맥알리스터 부부와 첫째이자 유일한 아들 라이언, 둘째 마고, 셋째 메리 그리고 쌍둥이 자매 리디와 케이트 여섯 식구다. 어느 날, 맥알리스터 부부가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아버지의 유언장이 공개된다. 사업상의 이유로 캠프를 정리하고 싶어 하는 라이언과 지키고 싶어 하는 메리와 케이트 그리고 중립노선의 마고는 상속 및 부동산 처분을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라이언의 지분을 투표에 의해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며 가족들이 숨겨왔던 20년 전 호수 섬 사건이 수면 위로 오르게 된다.
20년 전 마코 캠프에서 일어난 사건은 마고의 절친 17세 소녀 아만다 홈즈가 머리에 외상을 입은 채 보트에서 발견된 사건으로, 용의선상에 라이언이 올랐으나 아무도 기소되지 않은 채 사건은 종결되었고 맥알리스터 가족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20년이란 세월 동안 비밀을 간직한 채 살아왔는데...
소설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은 맥알리스터 부부의 추도식을 위해 라이언과 네 자매가 캠프 마코에 모여 20년 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데까지 주어진 시간은 48시간, 라이언이 범인이라 의심하면서도 라이언이 무죄를 주장하기에 좌시할 수만은 없는 터라 사건의 진실을 위해 시간대별 알리바이를 쫓아간다.
"난 자백할 게 없어. 그냥 네 생각을 알고 싶어... 네가 누구 편인지 말이야."
"나도 모르겠어. 오빠가 쭉 거짓말을 하고 있고 거기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점만 난 알아. 숨길 것이 없었다면 오빠는 진실을 전부 털어놓았을 거야."
"사람은 여러 가지 이유로 거짓말을 해, 케이트"
"난 그런 생각 해 본 적 없어."
"한번 생각해 봐. 인생이 이분법처럼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딱 나누어지지 않아."
라이언과 맥알리스터의 네 자매 그리고 피해자 아만다 홈즈의 시선으로 전개해 나가는 소설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은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비극으로부터 서로를 지키기 위해 침묵을 선택한 맥알리스터 가족의 거짓말의 진실이 드러난다. 자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한 파일이 발견되는가 하면, 리디는 그들이 알고 있는 비밀을 지키고자 다짐하며 몸에 '절대 말하지 않아'라는 문구의 문신을 새기기까지 한다. 페이지를 넘기며 믿기지 않는 사실을 맞닥뜨린 주인공들의 갈등과 진실에 접근해갈수록 조여오는 긴장감을 노련하게 버무려내 심리 스릴러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은 심리 스릴러 소설답게 주인공들의 감정선에 빠져들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 보면 마고가 파헤지던 시간대별 알리바이의 퍼즐이 맞춰지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린다. 책장을 덮고나니 커버의 느낌이 조금 섬뜩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내 것을 빼앗기는 상실감에 우발적인 범죄가 종종 발생하지만, 이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비극은 또 다른 비극을 낳기 마련이듯, 소설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은 비극의 민낯을 마주하고도 또다시 침묵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가족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