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등 언제나 웃음과 감동을 주는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불안한 사람들>이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그의 인기는 여전했다.
어느 날, 권총을 든 강도가 은행에 6500 크로나를 요구하지만, 안타깝게도 현금 없이 운영되는 은행임을 모른 강도는 당황해 도망친다. 경찰차 소리에 아파트 오픈 하우스로 피하다가 은행강도에서 인질범이 되면서 사건이 전환된다. 아파트를 구경 온 신혼부부, 속을 알 수 없는 까칠한 은행 고위 간부 사라, 아파트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하는 부부, 딸 대신 집을 보러 온 아흔 살 노파, 그리고 부자지간의 경찰이 사건을 전개해 간다.
'이건 여러 가지에 대한 이야기지만 무엇보다 바보들에 대한 이야기다. 따라서 남들을 바보로 단정하기는 쉽지만 인간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바보같이 어려운 일인지 잊어버린 사람이 아닌 이상, 남들을 바보로 단정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미리 짚고 넘어가는 편이 좋겠다. 특히 누군가에게 아주 좋은 인간이 되어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일수록 그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말이다.' p.15
우리는 저마다 각자의 색을 가지고 살아간다. 저자는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데 자신의 돈을 지불한다는 사라를 통해 자기만의 성을 쌓으며 살아가는 사람이 심리 상담을 하면서 조금씩 자신을 변화시켜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사건을 이끌어가는 경찰 야크의 목사 어머니의 말을 통해 "하나님은 시련을 칼에 맞지 않게 보호해 주시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을 주셔서 서로 보호하며 살 수 있게 한다."라고 전한다. 남편보다 더 잘나가던 아내가 남편의 기를 살리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남편과 부동산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하면서 성사시켜서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애쓰는 등 저마다가 지키며 살아가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프레드릭 배크만 특유의 티키타카 유머로 써내려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낸다.
'진실은 무엇일까 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복잡한 경우가 거의 없다. 우리가 진실이 복잡하길 바라는 이유는 먼저 간파했을 때 남들보다 똑똑한 사람이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다리와 바보들과 인질극과 오픈 하우스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실 여러 편의 사랑 이야기다.' p. 309
경제가 어려워지고, 외부 활동도 자제하면서 아슬아슬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적지 않다. <불안한 사람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에피소드들을 듣다 보면 '세상의 바보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해 어느덧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마음이 공허할 때는 홀로 동굴에 들어가기 보다 사람들과 함께 온기를 느끼는 일상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