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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책
류이스 프라츠 지음, 조일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4월
평점 :
소설에 몰입되면 소설 속에 빨려 들어가 주인공과 베프가 되기도 하는 경험을 한 번쯤 하곤 한다. <파란 책>은 주인공이 책을 읽다가 책의 주인공에게 말을 걸고, 책 안으로 들어가 보물 원정대 모험의 주인공이 되는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책과는 담쌓고 사는 소년 레오가 단짝 친구 리타와 아브람과 함께 학교 숙제하러 카탈루냐 도서관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장서 목록에도 없는 '파란 책'을 발견해 읽으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파란 책은 고고학 박물관의 폴츠가 콘스탄티노플에서 발견된 그리스 갑옷과 미로의 지도에 대한 12~13세기 경 십자군이 남긴 파피루스를 발견하며 알렉산더 대왕이 남긴 보물을 찾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다.
역사의 문외한이었던 레오가 흥미를 느끼며 책에 빠져들자 책 속의 종소리가 들리고, 주인공 폴츠와 소통까지 하면서 친구 한 명씩 소설 안으로 들어가 폴츠를 도우며 역사 속 등장인물이 되어 중세, 그리스, 터키 카파도키아 등 시공간을 넘나들며 액자식 구성으로 진행된다. 현재는 검은색, <파란 책>의 내용은 파란색 글자로 표기되어 헷갈리지도 않고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책을 읽으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 저 멀리 여행을 할 수도 있고, 현실에서는 절대로 가능하지 않은 멋진 모험을 할 수 있지. 게다가 너 스스로 그 모험의 주인공이 될 수 있고 말이야." p.24
카탈루냐 도서관 사서 옥스퍼드가 레오에게 책 읽는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한 말이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문장이 <파란 책>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미술과 고고학을 전공한 저자 류이스 프라츠의 해박한 지식이 소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 듯하다. <파란책>은 페르시아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그리스, 터키 카파도키아를 배경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전경도 매력적이지만, '소설 속에 들어간다는 건 꿈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라며 주인공들조차 믿지 못한 채 '파란 책'의 등장인물이 되는 보물 원정대의 이야기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 편의 영화같은 책 <파란책>은 전 연령대의 독자를 사로잡기 충분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