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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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시리즈의 마지막 도서 <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로 변두리 로켓 시리즈가 완결됐다. 일과 도전 정신, 그리고 기술의 의미를 풀어나가는 저자 이케이도 준의 '최고의 이야기 꾼'이라는 명성이 수긍되는 책이었다.

우주로켓을 개발하는 변두리 로켓을 시작으로, 인공 심장 개발을 도전하는 가우디 프로젝트, 트랜스미션을 개발하는 고스트, 마지막으로 자율 주행 농업로봇으로 미래 농업기술을 개발하는 야타가라스까지 로켓엔진 개발자 쓰쿠다 고헤이가 아버지가 운영하던 쓰쿠다 제작소를 물려받아 경영하면서 마주하는 역경을 극복하고 성장의 기쁨을 독자가 함께 느끼게 한다.

야타가라스는 일본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심부름꾼'으로 길을 안내해 주는 까마귀를 말한다. 하늘, 땅, 사람을 상징하는 세 개의 다리를 가진 신성한 새, 삼족오를 의미하며, 변두리 로켓의 부제인 야타가라스는 우주에 쏘아 올린 길잡이 위성 준천정위성의 이름을 뜻한다.

중소기업 경영은 곧게 뻗은 외길이 아니다. 구불구불하고 수많은 골목이 입을 벌리는 험난한 길이다. 게다가 의지할 만한 내비게이션도 없거니와 이끌어줄 표지판도 없다. p.35

지난 3편에 쓰쿠다 제작소는 선의를 베풀어 기사회생시킨 기어 고스트에게 배신당하며 트랜스미션 진출에 발목이 잡힌다. 파트너사인 데이코쿠 중공업의 자이젠이 업무 보직이 변경되지만 다음 도전은 농업이라며 4권의 도전과제를 슬며시 노출한 것처럼, <변두리로켓: 야타가라스>는 자이젠의 제안으로 자율 주행 농업로봇 사업에 참여하는 에피소드를 그려낸다. 그러나 쓰쿠타 제작소와 사건사고가 많은 데이코쿠 중공업은 이번에도 쓰쿠다 제작소를 궁지에 몰아붙이는데, 세상에는 다양한 인간이 있고, 반드시 인격을 갖춘 사람이 출세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지만, 변두리 로켓을 읽으며 환호하고 몰입되게 하는 권선징악의 결말은 이번 책에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하면서 통쾌하게 만든다.

저자는 인생의 굽이굽이 마주하는 역경 앞에 좌절하고 낙심하는 이들을 따뜻하게 위로하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인생만큼 따분한 건 없지. 평온함과 행복은 따분함과 동의어야."라고 말한다. 단순한 궤변 같지만 곱씹어 보게 만드는 문장이다. '비극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는 쉽다. 그러나 그게 운명이라면 극복하려 하는 것이 인간 아닐까.'라는 도노무라의 말처럼, 변두리 로켓은 배신이 반복되는 경쟁 사회의 실상에서 배신을 당하고 삶이 철저히 무너진 사람, 복수의 칼날을 다지는 사람의 최후, 좌절할 상황 앞에서도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신과 동료를 믿고 다시 한번 파이팅 하는 쓰쿠다 제작소의 직원들을 통해 복수의 끝은 허무함이고, 비극을 극복하며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들에게는 환희와 성장이 있음을 보여준다.

"아픔은 준 쪽은 잊어버려도 받은 쪽은 좀처럼 못 잊는 법이야. 성심성의껏 사업을 하자는 게 우리의 마음가짐이고, 실제로 그걸 실천해왔어. 변두리의 좋은 점은 서로 간에 그런 마음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쓰리다를 배신한 회사에서 뻔뻔하게 특허 라이선스를 공유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하며 쓰쿠다는 자신의 신념을 밝힌다. "도구는 자신의 기술을 과시하기 위해 만드는 게 아니야. 사용하는 사람을 위해 만드는 거지. 그런데 당신들의 비전에는 당신들밖에 없잖아. 정말로 중요한 건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거야. 당신들에게 그런 마음가짐은 있나?"

제조에 필요한 것은 기술이나 효율만이 아니다.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의의다. 무엇을 위해 만드는가. 그 취지에 동감해 대상에 열정을 퍼붓지 못하면 성취를 이루지 못한다. 그리고 제조는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것이 쓰쿠다의 지론이었다. <변두리 로켓>시리즈의 백미는 쓰쿠다 고헤이의 인생 지혜라고 느껴지는데, 네 번째 도서 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 편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준다. 직장인들의 뜨거운 감동이 전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변두리 로켓>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는 물론이고 드라마가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직원을 도구로 생각하는 사장이 아닌 직원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장 쓰쿠타를 통해 진정한 일터, 회사란 어떠해야 하는지, 일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시장의 우위 선점보다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 나의 이익보다 선의와 공익을 생각하는 이들을 보여주는 <변두리 로켓>은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는 따뜻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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