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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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는 내내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요?'라는 문장이 맴돌았다. 전 세계 34개국 판권이 계약된 소설답게 <우주를 삼킨 소년>이 주는 '좋은 사람은 환경이 아닌 자신의 선택'이라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우주를 삼킨 소년>의 주인공 13살 소년 엘리의 삶은 순탄치 않다. 엄마는 한때 변호사를 꿈꾸던 여학생이었지만 마약을 팔고, 새아빠 라일은 엄마를 마약에 빠지게 한 장본인이자 마약에서 빠져나오게 하며 함께 산지 8~9년 되었다. 엄마가 아빠를 떠난 후 말을 하지 않지만 늘 엘리 곁을 지키는 형 오거스트와 살인자이자 탈옥 왕인 베이비 시터 슬림 할아버지와 함께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유년시절을 보낸다.

범죄 기사를 전문으로 다루는 기자가 되고 싶은 엘리는 늘 사람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요?'

"난 좋은 사람이야. 하지만 나쁜 사람이기도 하지. 누구나 다 그래, 꼬마야. 우리 안'에 좋은 면도 나쁜 면도 조금씩 있거든. 항상 좋은 사람이 되기는 어려워.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안 그렇지."

저자의 자전적 소설인 <우주를 삼킨 소년>은 최악의 상황에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년의 성장 스토리가 선사하는 뭉클한 감동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내게 깊은 상처를 준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수많은 이유와 핑계로 세세한 것들을 놓치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언제나 사소하고 작은 순간들에 있다는 따뜻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살인자에 전설적인 탈옥수가 베이비시터라는 평범하지 않은 설정이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슬림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인생의 지혜를 깨우쳐주며 단짝 친구가 되어주고 많은 영향을 미친다. 언젠가 엘리를 보호해 줄 또 다른 협력자를 펜팔 친구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엘리가 마약사범으로 교도소에 들어가게 된 엄마를 만나고 싶다는 어려운 부탁을 들어준다. 엘리는 크리스마스에 교도소에 몰래 잠입해서 세상이 끝나버릴 것 같은 엄마에게 희망을 심어 주고, 엄마가 떠난 후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살면서도 책 읽기를 멈추지 않는 아빠 집에서 살면서 '사람은 모름지기 쉬운 일보다는 옳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라는 아빠의 변화를 보며 용서하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엘리의 삶을 뒤흔들어 놓은 악연과의 결말과 러브라인은 소설의 마지막 장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장치이니 소설로 확인해야 한다. <우주를 삼킨 소년>은 읽을수록 재미와 속도가 배가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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