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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 부의 대전환 - 돈의 미래를 결정하는 지각변동
존 D. 터너 & 윌리엄 퀸 지음, 최지수 옮김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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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며 주식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부동산 과열에 주식시장도 버블이라는 사람도 있고, 주식시장에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았고, 부동산도 한차례 더 오를 거라는 의견도 있다. 정부의 정책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고 기회와 위기를 판별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 <버블, 부의 대 전환>은 인류 최초의 버블부터 현재까지 300년 역사를 뒤흔든 버블 사태를 살펴보며, 버블은 무엇인지, 버블을 통해 누가 이익을 얻는지, 버블과 경제를 이해하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한다.
버블이란 단어가 자산 가격의 호황과 불황을 버블이라고 부르게 된 배경에는 17세기 초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희곡<뜻대로 하소서>의 유명한 구절 '온 세상이 무대요'에서 버블이라는 단어를 마치 비눗방울처럼 깨지기 쉽고 공허하고 쓸모없는 걸 뜻하는 동사로 사용하면서부터다. 이후 버블은 '기만하다'라는 뜻의 동사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버블, 부의 대 전환>은 버블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분석 프레임워크로 '버블 트라이앵글'을 제시한다. 투기, 돈/신용, 시장성이라는 삼면과 정점에는 정책 또는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즉, 버블의 연료가 되는 것은 돈과 신용이다. 버블은 사람들이 어딘가 투자할 만큼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어서 경제 사이클에 돈과 신용이 충분히 돌고 있을 때 생성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시장성과 이익을 보겠다는 목적 하나로 자산을 매수/매도하는 투기가 더해지면 버블의 기본 프레임이 완성된다. 부가적으로 새로운 기술이나 정부의 정책에 따라 버블을 촉발하게 하기도 한다.
2000년 대 전 세계를 강타한 부동산 버블은 아일랜드, 스페인, 영국, 미국 등이 거의 동시에 부동산 버블을 겪으면서 전 세계 각국으로 퍼져 나갔다.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 대해 대출 기준을 완화한 결과 주택 담보대출이 전례 없는 수로 증가하며 수입이 적은 사람도 집을 사게 되었다. 그러나 모기지론을 쉽게 받을 수 있었던 빈곤층은 부동산 버블과 몰락에 의해 서브 프라임 버블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 퇴직 후 연금처럼 월세를 받겠다는 생각에 주택을 좋은 투자처로 인식한 중산층도 예외는 아니었다. 결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대출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며 구매가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고 처분하기도 하고, 채무불이행자가 되기도 했다. 신용으로 불을 지핀 주택 붐은 궁극적으로 해소되었어야 할 불평등을 되레 증폭시키고 말았다.
우리는 빨리 부유해지고 싶어 한다. 그러나 버블의 상황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나 극소수에 불과하다. 버블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특권적 정보를 가진 내부 관계자들이 보유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해 다른 투자자들이 눈 뜨고 당하기도 한다. 정보가 없는 평범한 사람들은 당할 수밖에 없는 시장인 것이다. 경제의 혼돈 뒤에 남은 막대한 사회적 불평등과 낭비된 비용은 인간의 어리석음이나 비이성적인 광기의 산물이 아니다. 신용대출과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푸는 해답을 엉뚱한 데서 찾는 정부의 어리석음이 낳은 산물이다.
<버블, 부의 대 전환>에서 저자는 금융과 경제의 지식뿐만 아니라 사회, 기술, 심리, 정치 과학에 대해 이해하고, 투자자 각자의 정신적 모델을 형성하기 위해 반드시 역사를 돌아볼 것을 당부한다. 흐름을 읽는 자만이 부를 거머쥘 수 있는 것이다. 돈을 잃지 않고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제시한 '버블 트라이앵글'의 세 변의 요소가 충족된 상태인지 따져보고 정치적 혹은 기술적 요소의 불꽃을 경계하며 정치 체계의 구조에 대해 점검하면서 시장을 관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