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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고대~근대 편 - 마라톤전투에서 마피아의 전성시대까지 ㅣ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역사는 반복되기에 선대의 지혜를 통해 배우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다.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는 인류사에서 흑역사라 불릴 만한 사건들을 되짚어 본다.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고대~근대 편>은 아테네와 페르시아 간에 오해가 불러온 마라톤전투부터 FBI의 무능함을 보여준 마피아의 전성시대까지 50가지의 사건을 다룬다. 첫 번째 사건은 보호 동맹이 필요했던 아테네가
페르시아에 지원 요청을 하자, 페르시아에 '흙과 물'을 바쳐야만 보호해 준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는 국가로서 아테네와 모든 시민이 페르시아에 영원한 충성과 복종을 맹세한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테네 사절단은 그 함축된 의미를 생각하지 않았거나 위기를 모면하고자 무시하고 충성에 맹세했다. 그러나 얼마 후 아테네는 일방적으로 동맹이 필요 없다고 동맹 거래 무효를 선언하면서 페르시아를 모욕하는 실수를 범한다. 이 오해를 빌미로 100년이 넘게 지속될 전쟁이 시작되게 된 것이다. 만약 아테네의 사절단이 페르시아의 요구 사항을 제대로 따져 보았다면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100년간의 전쟁이 아니라 평화로운 시절을 보냈다면 고대 그리스 사상가들과 그리스 문화의 황금기가 더 번창하지 않았을까.
만일 헨리 8세가 아라곤의 캐서린과 결혼을 무효화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교황 클레멘스가 승인해 줬다면 잉글랜드는 로마 가톨릭 교회와 손절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종교 개혁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오늘날 거의 모든 미국인들이 가톨릭 신자일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오늘날 이혼율도 현저히 줄어들었을 테고 말이다. 수 세기에 걸쳐 약 200억 명의 신앙 체계에 영향을 미친 헨리 8세의 국교를 바꾼 계기가 이혼하기 위한 자신의 개인사였다는 것은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만하다.이 밖에도 언제나 흥미로운 역사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가득한데, 미술학도가 되고 싶었던 히틀러가 미술학교에 낙방하지 않고 입학했다면 희대의 비극적인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을지, 콜럼버스가 1마일 헷갈린 실수가 빚어낸 또 다른 결과에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면 지금의 미국과 세계지도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거라는 점, 타이타닉호를 호화롭게 치장하기 보다 선체의 결함들에 신경 썼다면 배가 두 동강이 나지 않을뿐더러 방송 장비만 설치되어 있었더라도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등, 인간의 자만심과 불안감들이 촉발한 흑역사를 통해 반면교사하는 재밌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