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이코노미
조영무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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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강타하며 혼돈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는 우리나라의 출산율, 경제성장률, 물가 상승률, 금리가 제로에 접근하는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매크로 이코노미스트인 저자 조영무 박사는 '제로 이코노미'라는 키워드로 선진국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제로 금리, 제로 물가 상승률, 제로 출산율 등의 경제 특징을 나타내는 현상을 소개한다.도서 <제로 이코노미>는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끼친 영향을 직시하고, 제로 이코노미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며, 앞으로 도래할 미래를 어떻게 대응할지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코로나 이후 우리가 사는 삶의 방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하는데, 경제 성장세는 낮아지고, 양극화와 차별화는 심해질 것이라 경고한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누구에게는 위기이지만, 또 다른 누구에게는 커다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일찍이 토마스 피케티는 <21세기 자본론>에서 고소득층이 자산을 통해 벌어들이는 '자본 소득'이 저소득층이 일을 통해 벌어들이는 '노동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났다며 자본 소득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이는 소비 유형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고소득층은 소득이 늘어나도 늘어난 소득만큼 소비를 늘리지 않고, 저축하거나 재투자하여 부를 축적해 나가는 성향이 있다. 따라서 돈이 계속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 정부가 고소득자의 부의 축적을 방지하려고 세금을 인상해 세수를 거둬들이면, 고소득층은 세금을 내는 것 이상으로 소비를 줄여 버린다. 고소득층이 돈을 쓰고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포퓰리즘으로 과대한 빚더미를 키우고 있는 정부에게는 세금이 유일한 수입원이기에 지속적인 악수를 두며 모두가 살기 힘든 나라를 만들고 있다. 더욱이 우려되는 것은 2024년 한국의 소비 주력 계층인 40대 후반 인구가 15%나 급감하면서 소비를 주도할 세대가 없는 '소비 협곡'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인데, 2024년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마무리되는 시기와도 맞물려있다는 점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한 교수는 "한국은 저출산으로 지구상에서 소멸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좌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20년은 유독 '영끌'이란 신조어가 난무했던 한 해이기도 했다. '영끌'은 '영혼까지 끌어모으다'를 줄인 말로, 유례없이 치솟은 전셋값에 영끌 대출로 집을 사고, 코로나로 초토화된 주식시장에선 주식만이 살길이라며 빚내서 투자하는 청년층의 패닉바잉이 두드러졌었다. 자산 인플레와 양극화에 대비해야 하고 '제로 이코노미'상황에서 돈을 불리려면 고수익 투자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하이 리워드를 바란다면 하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투자 대상에 대한 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 묻지 마 투자처럼 무모하고 위험한 일은 없다.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적 특징인 코로나 대응을 잘 하고 있는지, 4차 산업 역량이 있는지, 재정이 집중 투입되는 분야인지 점검하고, 초저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인지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 세대가 젊을 때 모은 자산으로 노후를 대비하던 보수적인 방식으로는 노후 준비를 하기 어려운 시기임을 인지하고, 노후대비를 '자산 소득'이 아니라 '근로 소득' 중심으로 바꾸며 국가의 빚잔치에 대비하라는 저자의 말을 곱씹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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