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한 클래식 이야기
김수연 지음 / 가디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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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클래식을 들으면서 책 읽는 시간이 부쩍 늘어났다. 영혼을 채우는데는 클래식만한 게 없다는 생각에 선택했는데 눈길을 끄는 신간을 발견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전하는 세계 클래식 거장들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담은 『FUN한 클래식 이야기』이란 책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좋아한다. 예술 작품 감상도 여행하기 전에도 내가 많이 공부하고 알아야 더 많이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배우며 좋아했던 클래식이지만, 중학교에 입학하며 악기를 그만둬서 이제는 추억속의 상자에 담겨있는 소재가 클래식이다. 작년에 유럽 여행을 하면서 매일 성당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 도시 자체가 미술관 같이 아름다운 건축물이 즐비한 그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클래식과 예술 문화를 보면서 새삼 부럽게 느껴졌었다. 한국에 돌아오면 클래식 음악을 다시 접해보자 마음 먹었었지만, 바쁜 일상생활에 잊고 있었다.

저자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슈베르트, 모짜르트, 바흐, 하이든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 준다. 그들의 출생부터 음악에 입문하게 되고,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들에 대해 소개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해당 작곡자의 작품들을 들으면서 읽으면 책이 더 와닿게 된다. 챕터 말미에 저자가 직접 연주한 곡이 QR코드로 수록되어 있는 곡도 있어서 시청하는 재미가 있다.

개인적으로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과 『고별』 교향곡 에피소드가 제일 재밌었다. 놀람 교향곡은 단조로운 멜로디를 매우 여리게 연주하다가 갑자기 매우 크게 연주하면서 청중을 깜짝 놀라게 하는데, 평소 귀족들이 음악회에 와서 조는 경우가 많아서 놀려주고 싶은 마음에 작곡했다고 한다. 실제로 연주회에서 졸던 부인이 벌떡 일어나는 헤프닝도 있었다고 한다. 작품에 작곡가의 유머가 녹아 있는 하이든의 또 다른 작품 『고별』 교향곡은 여름 별장에서 매일 공연하느라 지친 단원들의 휴식하고 싶다던 간청에 탄생했다. 슬픈 선율로 시작하는 4악장의 마지막에 하이든의 지시로 단원 한 명씩 무대 위의 촛불을 끄며 퇴장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다음날 바로 휴가를 받아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원곡의 느낌을 살려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하는데 유튜브에도 영상이 있으니 관심있으면 한번 봐도 재밌을 것 같다. 하이든은 유머와 함께 현명한 사람이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불편하지 않게 의사를 전달했을 뿐 아니라 그 영향이 후대에도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음악은 시공간을 초월한 언어로 연주자에 따라 그 음색과 감동이 달라진다. 비대면의 생활에 답답함을 느낀다면 그 영혼을 클래식으로 채워 보는 건 어떨까? 우리의 귀와 영혼을 달래주다 못해 황홀하게 만들어 줄 힘들었던 시기에 종교작품을 작곡하며 내면적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얻은 헨델, 감정적 선율이 아음다운 차이콥스키, 평생 피아노만 사랑했던 쇼팽,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 프리랜서 천재 작곡가 모짜르트 등 이들의 음악이라면 삶이 풍성해질테니 말이다.

클래식 입문자에게 이 책이 더 중요한 이유는, 악보에 표기된 용어들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Largo, Adagio, Lento 아주 느리게 - Andante 느리게 - Andantino 조금 빠르게 - Moderato 보통 빠르게- Allegretto 알레그로보다 조금 느리게 - Allegro 빠르게 - presto, vivace 아주 빠르게 - ritardando 점점 느리게 - accelerando 점점 빠르게

저자는 일상 생활 속에서 빠르기 용어로 의사 표현해 보라고 권한다. 이를테면 '천천히 걷자는 안단테로 걷자.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어는 오늘은 아다지오로 시간을 보내고 싶어'라고 하는 것이다. 왠지 엣지있어 보이는 표현들이다. 이외에도 셈여림 표현, 제목 있는 법등 클래식과 오페라 입문에 필요한 요소들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우리의 삶에도 클래식의 향이 그윽한 풍성한 삶으로 채우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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