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이경선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가을바람이 불어오니 가을 타는 듯 에세이에 이어 감성 가득한 시집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을 읽어보았다. 삶을 지탱해 주는 단 한 가지가 바로 '사랑'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사랑은 언제나 어렵지만 그럼에도 놓아버릴 수 없다. 꽃처럼 피어난 사랑이 달처럼 저문다는 저자의 감성에 젖어들다 보면 비슷비슷하면서도 다 제각각인 수많은 사랑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는 2부로 구성되었다. 1부 '그대가 피었다'에는 사랑에 푹 빠진 연인의 행복하고 설렘을 담아냈다. 싱그러운 봄날의 꽃처럼 사랑이 피어오르고, 여름비에 사랑을 속삭이며, 가을 단풍으로 물든 세상처럼 마음이 온통 사랑으로 가득 찬 연인을, 고요한 겨울밤 새하얀 눈밭에 나란히 새긴 발자국 등 핑크빛 계절의 노래가 가득하다.

오늘, 하루 종일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누군가 물었습니다.

무슨 좋은 일이 있느냐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대에게만 전하고 싶은, 나의 대답은

하루의 순간마다, 그대가 떠올라

나 참 바보 같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대 몰래, 나도 몰래 웃음 지었습니다.

그래요, 그대, 나의 하루가 되었습니다.

 

2부 '그대가 저문다'에는 이별을 달에 비유하여 상실감과 그리움을 그려냈다. 잠이 오지 않는 날이면 헤어진 여인을 생각하고, 꿈에서 그대를 만나고, 가을의 바람결처럼 그대가 그립고, 겨울의 어느 날 눈처럼 다시 와 주길 바라는 애달픈 그리움을 보여준다. 아주 짙은 여운으로 남아 마음 한편에 여전히 비어있는 그대의 자리이기에, 비가 와도, 소나기가 와도 낯선 이에게서 느껴지는 익숙한 향기에서 그의 흔적을 찾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별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달빛 그리움

달빛이 드리운다.

나의 곁, 고요히 머문다.

함께, 그리움이 온다.

오늘의 달빛이

너에게 닿을까

나와 같이 너의 자리 머물까

내가 그 달빛이라면

달빛 되어 너의 곁 닿을 수 있다면

 

짙고도 깊이 스며들어 지울 수 없는 자욱 되어 내게 남을 사랑이 있다면, 누군가를 떠나보내며 사랑을 배웠다는 것에 또 의미가 있다. 타인을 사랑한 만큼 성숙해진 자신에게 또 다른 사랑이 다가올 테니 말이다.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는 애잔하면서도 몽글몽글한 설렘이 있는 사랑의 노래로 가득해 감성 돋는 가을밤 읽기에 무난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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