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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로 간 노자 - 글로벌 기업은 왜 도덕경에서 혁신을 배우는가?
박영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9월
평점 :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한다. 지금의 상태 보다 더 강해지려면 먼저 현재 상태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수조건이다. 현재 상태를 가장 잘 판단하려면 하나의 시선과 관점보다는 다양한 시선과 관점으로 바라봐야 더 정확성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일반적인 시선은 물론이고 보다 더 고차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유의 관점과 무의 관점으로 세상을 논하는 노자의 도덕경을 이용하는 것이다.
중국의 유가사상과 더불어 도가사상은 2000년 동안 존경을 받아왔다. 도가사상의 대표적인 인물인 노자의 도덕경에는 유의 관점을 무의 관점으로 그리고 소유의 관점을 무소유의 관점으로, 거대의 관점을 최소의 관점으로 바꾸어 세상의 상식을 넘어서는 관점의 틀을 파괴하여 사고의 폭을 무한대로 넓혀줄 수 있는 지혜가 담겨있는 책이다. <실리콘밸리로 간 노자>는 동양의 도가사상인 노자의 도덕경을 서양의 첨단 과학기술의 중심에서 바라보며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경영과 기업의 에피소드를 도덕경과 접목하여 기업의 성장과 실패 과정을 분석하며 미래의 혁신에 대한 방향과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관점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1장에는 도에 대한 기본정신 법으로 치면 헌법과도 같은 내용이 있다.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 명가명 비상명(名可名 非常名)이다. 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영원한 도가 아니며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니라는 뜻이다. 노자는 도라는 것은 인간의 언어로서는 명확하게 규정지을 수 없으며 만물의 근원으로서 분명히 존재하지만 인간은 이름을 붙일 수 없으며 이름을 붙이는 순간 이름으로서 자격을 상실한다는 뜻이다. 이 문장에는 무와 유에 대한 시선으로 기업에 적용을 하면 기업의 도는 어떤 것일까? 끓임 없는 혁신이다. 우리가 도라고 생각하고 규정지으려고 하는 것들은 도가 아니듯이 혁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은 이미 혁신이 아니다. 일반적인 단계적 혁신도 안 하는 것보다는 좋겠지만 저자는 미래에는 창조적 파괴적 혁신을 해야 확실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창조적 파괴적 혁신이란 자신의 기존의 자신의 사업영역에 잠식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영역이 피해를 입을까 봐 혁신을 주저하는 순간 다른 동종 업체에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 과거의 성과와 명성에 집착하다 보면 혁신을 할 수 없다. 과거의 이름은 이미 불린 이름으로 그것은 도가 아닌 것이다.
실리콘 밸리로 간 노자는 도덕경을 원문과 함께 보여주면서 부담 없게 쉽게 풀어서 해설하여 어려운 도가사상의 책이 아닌 기업에 관한 성장 사례 모음집을 보는듯한 편안함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노자 사상에 대한 근본은 항상 중심에 두었기에 여러 각도의 관점을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한 현대인들에게는 많은 성장을 도와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