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터 SHORTER - 하루 4시간만 일하는 시대가 온다
알렉스 수정 김 방 지음, 안기순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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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직원이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꼰대, 그것도 찐 꼰대다. 일 잘하는 사람은 업무 강도를 높여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내에서 업무를 마무리하며 워라밸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SHORTER 쇼터>에서는 근무시간은 단축하지만 입금을 삭감하지 않으면서 생산성과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터득한 기업가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에 돌입하고, 근무일수를 줄여 인건비를 줄이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일하는 장소나 시간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아웃풋'을 낼 수 있는 기업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실 경력이 높아질수록 처리해야 할 과업이 많아지고, 숙련됨에 따라 업무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회사일이 많아지는 만큼 개인 용무를 봐야 할 일 또한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젊을 때는 직장의 위치나 업무 강도에 개의치 않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회사는 집과 가까운 곳, 잦은 야근을 요구하는 회사는 꺼려지게 된다. 매일 10시간 이상씩 근무하는 환경은 번아웃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져 개인적으로 심신이 지치는 것은 물론 이직률을 높여 회사에서도 득이 되지 않는 것이다.

저자 알렉스 수정 김 방은 이전 도서 <REST, 일만 하지 않습니다>에서 개인적 차원의 휴식을 강조했는데, <SHORTER, 쇼터>에서는 기업이 근무시간을 줄이는 구조적인 차원에서 접근한다. 주 4일 근무하면서 하루를 여가활동이나 개인 용무의 시간으로 보내면,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고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지기 때문에 업무에 매진할 동력을 갖게 된다.

하루의 근무 시간을 단축하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기업이 많지만, 사실 직원들은 일을 마감시간 안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일에 몰입하게 된다. 회식, 종무식, 송년회 날을 상기시켜 보면 그림이 쉽게 그려진다. '6시에 출발해야 하니 5시 50분까지 업무 마감하도록'이라는 공지를 받자마자 잡담도 하지 않고 쉴 새 없이 일하게 되니 말이다. 그러나 야근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회사라면, 직원들은 업무에 집중하지 않고 시간을 낚기 위한 궁리에 몰두할 것이다. 기업의 리더라면 '생산성은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근무 시간을 줄이면서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근무 시간 단축이 기업 문화로 자리 잡히기까지 수반될 문제점은 없는지,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흐름에 맞게 차근차근 정착시켜나갈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사업 진행 속도를 늦추려고 이 제도를 도입한 게 아닙니다. 제가 세운 목표는 정신을 좀 더 집중해서 일하는 직장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삶의 방식을 바꾸려면, 먼저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근무 시간을 주 35시간으로 줄이면서 인터뷰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제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주 4일 근무가 정착되는 날이 머지않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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