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한 치 앞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미래에 대한 조그마한 방향에 대해서만 알 수 있다면 어떨까? 걱정과 두려움을 조금이나 줄이고 기대와 즐거움에 대한 감정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역으로 조선왕조 실록을 읽다>는 조선왕조 실록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을 근거로 왕과 선비들이 국가의 정사에 주역의 원리를 이용했으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는 주역을 통해 지혜를 얻어 극복하려 한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구성해놓은 책이다. 실제 조선왕조 실록에는 주역과 관련되어 있는 1000여 건의 내용들이 실려있을 만큼 주역은 왕과 선비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렇다면 주역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주나라 때 삼라만상의 변화를 담았다고 해서 주역으로 불린다. 삼라만상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없기에 우주의 운행과 함께 항상 변한다는 것이 주역의 기본 원리이다. 주역은 8괘와 64괘로 구성되어 있다. 하늘과 땅 물과 불, 바람과 우레, 산과 연못 등 자연현상을 상징하는 여덟 가지의 기호를 중첩시켜 64가지의 괘를 만들어서 그 괘에 각각의 의미를 두어 인간의 길흉화복을 판단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주역으로 조선왕조 실록을 읽다는 1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마다 조선시대 왕들이 하나씩 나오며 그 시대 때 발생했던 일화를 중심으로 주역을 풀어 나간다. 하지만 특별히 왕들과 함께 당당히 하나의 장을 차지한 인물이 있는데 바로 이순신이다. 보통 왕을 중심으로 풀어나가지만 이순신이 나오는 장에서만큼은 예외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또한 적들과의 전투를 앞두고 주역에 기반을 둔 척자점이라는 점괘를 쳤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용맹한 이순신도 주역의 지혜를 빌려 환란의 상황을 이겨 나가려고 했던 것이다.
주역의 기본 원리가 변화에 기반을 두었기에 천지만물과 인간의 길흉화복 또한 시시각각 변한다고 한다. 길은 흉으로 흉은 길로 복은 화로 화는 복으로 바뀌기에 점괘가 좋게 나와도 혹은 나쁘게 나와도 흥분하지 말아야 한다. 흉과 화는 최대한 억제하고 길과 복은 최대한 고양시키려고 하는 노력을 하다 보면 좋은 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주역의 원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