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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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일을 당했습니까? 대신 복수해드립니다.' 만약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해 도와줄 이가 없는데, 누군가 다가와 대신 복수해 준다고 하면 그 손길을 뿌리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비록 음성적인 행위임을 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저자 C.J. 튜더는 탄탄한 플롯과 섬세한 심리 묘사로 <디 아더 피플>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디 아더 피플.

다크 웹에서만 접속할 수 있는 지하 조직으로,

의뢰한 모든 요청은 반드시 실행된다.

단, 돈을 받지 않으며,

도움을 받았으면 반드시 다른 계획에 참여해 갚아야 한다.

"우리는 죽음과 관련해서 간과하는 부분들이 많다. 무엇보다 피비린내 나는 처참한 죽음이 그렇다. 일단 그런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내가 아는 사람에게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우리는 현실을 부정하며 지낸다. 나는 다르다고, 특별하다고 맹목적으로 믿는다. 모든 나쁜 일은 비껴가게 만드는 신비의 역장이 나를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삶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걸까? 뉴스에 나오는 기괴한 일들은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여기는 일이 허다하다. 그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착하게 살고, 불편한 일과 사람에 엮이지 않으려 애쓰면서 사는 걸지도 모른다. 저자는 '디 아더 피플'이라는 조직으로 우리 인간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여 준다. 비록 우리와 다른 세계의 일이라고 여겼을지라도 끔찍한 일을 겪게 되면, 용서하거나 잊어버리는 데서 위안을 느끼지 않는다. 정의를 구현하도록 서로 돕는데서 위안을 느낀다. '디 아더 피플'은 의뢰한 사건이 단순한 복수로 끝나지 않는다. 기브 앤 테이크 시스템을 통해 빚을 갚지 않으면 빠져나갈 수 없는 이들의 복수 품앗이로 얽혀있는 이야기를 속도감있게 전개된다.

'실수는 누구나 해. 하지만 죄를 지었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죄의 무게에 비해 가벼운 형량을 받는 이들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법의 심판에 불만이 생기면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의 가족이 또 다른 사건의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디 아더 피플>에서도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된 주인공의 사건이 어린 시절의 과오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정은 운명의 굴레, 카르마를 생각하게 만든다. 스릴러의 묘미인 빠른 호흡, 사건을 파헤쳐 가는 탄탄한 스토리에 하룻밤을 반납해도 억울하지 않았다. 일단 책을 잡으면 꼼짝할 수 없음을 각오해야 하는 책으로 잠 안오는 한 여름밤 강력 추천 소설이다. 벌써부터 그녀의 차기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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