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 - 상
김동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프라임 상, 하>는 기회를 균등하게 재분배하고자 하는 젊은이와 시대의 바람을 담은 소설이다.

 

선거운동을 앞두고 가망이 없다며 좌절하던 국회의원 서정권은 어느 날 '국민은 힘이 없는 약자이고, 힘이 없으니 도구가 필요하다'라는 청년 영가여의 말에 자신의 소명을 깨닫게 된다. 선거캠프의 일원이 되어달라는 말에 영가여는 정권을 돕지만, 선거 이후 종적을 감추고 군에 입대한다. 정권은 가여의 이름조차 몰랐지만 그가 일깨워준 '국민의 도구'로 사명을 다하면서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으나 취임 2년 만에 레임덕 대통령이 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청년이 정권에게 계란을 던지는데 이 청년은 바로 15년 전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정권을 일깨웠던 청년 영가여 군 이었다. 정권에게 달걀 세례를 한 연유는, 친 형과 진배없었던 정진과가 청년 비전포럼의 취소로 절망하며 자살하였으나 힘들다던 대통령의 웃는 모습이 TV에 나와 화가 났기 때문이었다.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락 한 번 없던 청년이 갑자기 찾아와 한 행동은 과격했으나 정권은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가여는 진과를 대신하여 PPT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며 그들의 인연은 다시 시작된다.

 

가여는 '기회론자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정권과 민정수석 앞에서 브리핑을 하는데, '명분이 기회를 만든다'라는 말에서 시작하며 정권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이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사회적으로 자본이 출현한 시기보다 명분이 기회를 제공한 시기가 먼저였으며 횟수도 많았습니다." 즉, 자본은 기회를 얻기 위한 명분 덩어리이고, 명분 덩어리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기회의 균등한 분배가 필요하다. 또한 아이디어가 많지만 실현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현실에서 명분이 고착화되면 자본이 한곳에 머물면서 기회가 발생할 확률이 낮아지고, 기회라는 가치 또한 낮아진다고 주장하며 정권과 토론을 이어간다. 이윽고 정권은 공석인 국무총리 자리에 가여를 '정진과'의 이름으로 내정하기에 이른다.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가여는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정치계에 입문한 적도 없어 질타를 받지만, 베테랑 정치인들도 하기 어려운 남북 협상에서 성과를 만들어 오고, 토론회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 입담의 소유자로 젊은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해 나간다. 그렇지만 저돌적인 성향으로 몰아붙여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의 횡보는 감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쉬지 않는 그의 횡보만큼이나 소설의 호흡도 빠르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그의 일성은 마음에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