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과학적으로 배우는 방법 - The art of learning languages
이충호 지음 / 다개국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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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원어민과 대화가 가능해지는 외국어 학습 방법의 결정판이라는 문구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리나라의 기본 교육 과정 중 영어를 접하는 시간도 최소 6년이고, 10년을 넘게 배워도 영알못이 넘쳐나고 외국인 앞에서는 작아지는 게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문법 위주의 영어학습법이 아닌 정확도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유창함을 우선시하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외국어를 과학적으로 배우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수년간 폴리글랏(polyglot, 다국어 사용자)들을 연구하며 그들의 외국어 학습 방법과 실용적인 활용법을 토대로 6개 언어를 6년간 배워왔다. 단어만 암기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다? 미드나 영화의 자막을 보는 것이 영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지, 자막 없이 보는 것이 효과적인지 등등 우리가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한 번씩 해보았던 것들 그리고 궁금했던 부분을 해소시켜 준다.

그리고 언어 천재란 없다며, '외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재능이 아니라 시간이다'라는 저자의 말은 다시 영어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보고 싶게 만들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2천 개 이내에서 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빈도수가 가장 많은 1천 개의 단어만 배워도 원어민과 일상적인 대화의 80% 정도는 이해할 수 있고, 2천 개 정도 마스터했을 때는 80% 후반의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하루에 단어 10개씩 외운다고 가정하면 200일이면 2000개를 습득할 수 있다. 외국어는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대화를 많이 하면 당연히 늘게 된다. 단,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망각곡선의 흐름에 따라 잊게 된다. 따라서 침대 머리맡에 좋아하는 분야의 영어 원서를 두고 틈틈이 읽는 것이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흥미로웠던 챕터는 '다개국어 아이 만들기'장이다. 엄마들은 아이를 바이링구얼로 키우고 싶어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부모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바이링구얼 아이로 키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부모가 아이와 두 가지 이상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6개월 이전까지 외국어와 모국어를 같이 노출하면, 모국어와 외국어를 구별하게 되는 11개월 경에 외국어를 감지하는 능력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고 한다. 책에 수록된 'Russian girl bella'의 사례를 보면 7개 언어를 사용 가능한 벨라의 어머니는 러시아가 모국어이고 영어가 유창해 태어날 때부터 두 가지 언어를 균등하게 사용해왔다. 벨라가 10개월째 되던 해부터는 프랑스어를 일주일에 3번 노출시켰는데 벨라는 두 살 때부터 영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세 가지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주제별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서 시간과 공을 들였는데 독일어를 사용해 그림을 배우고, 중국어로 음악을, 스페인어로 화학을 배우는 식이었다. 바이링구얼들은 대개 TV 시청이나 매체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대화를 통해 언어를 학습하고 유지한다.

 

 

<외국어를 과학적으로 배우는 방법>은 '미드'로 영어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넥플렉스, 곰플레이어 등 자막 활용 및 학습법을 수록하고 있어 실용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돕는다. 자신을 외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 자주 노출하면서 꾸준히 학습하고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다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나 또한 실사용 어휘들, 그리고 정크 형태로 습득하는 방향으로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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