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호밀밭의 파수꾼>은 하버드대 학생이 가장 많이 읽는 책, 세계 최고의 책,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의 책으로 필독서 중의 필독서로 손꼽히는 책입니다. 명작들은 학창시절에 한 번씩 읽기는 했어도 시간이 흐르고 다시 읽어보면 감회가 달라서 다시 읽어보게 됩니다.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예민한 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와 성장통을 그려낸 자전적 소설입니다. 소설의 배경은 뉴욕으로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생활하는 주인공 홀든의 아버지는 변호사이고,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는 형과 사랑스러운 여동생 피비가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속물근성과 상류층의 위선에 염증을 느끼는데, 명문 사립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퇴학 징계 처분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3일간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주인공 홀든은 남동생 앨리를 잃고 예민해진 어머니와 기대치가 높은 아버지를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뉴욕 거리를 배회하게 되는데 설상가상으로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 하나 없는 사춘기 소년에게 현실은 가혹하기만 합니다. 현실을 직시하며 뉴욕을 떠나 천사 같은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동경하게 되는데 먼 곳으로 떠나기 전에 눈에 밟히는 동생 피비를 만나러 갑니다. 주인공의 사정을 알고 크리스마스 용돈을 아낌없이 내놓는 피비의 순수한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떠나는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서신을 동생에게 보내자 짐가방을 끌고 나타난 피비의 모습에 홀든은 당황하고 맙니다. 자신과 함께 떠나겠다는 초등학생 동생, 안된다는 홀든의 갈등 속에 토라져버리는 순진무구한 여동생 피비는 근처 공원으로 가고, 홀든은 동생을 회전목마에 태우고 동생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심연에 잠재워 있던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홀딱 젖으며 내적 변화를 겪게 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홀든이 아이를 지켜주는 파수꾼이 되고 싶다 했지만, 피비의 순수함이 홀든을 지켜주는 파수꾼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말을 하면 모든 인간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 홀든의 독백은 지독한 외로움을 드러내는 한 문장으로 보입니다. '지금 내 곁에 없기 때문에 보고 싶다' 고독의 깊이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기성세대의 위선에 실망하고, 어린아이들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든 것은 아마도 천사 같은 동생 앨리를 잃은 아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자신이 지키고 싶었던 대상인 동생 피비에게 오히려 도움을 받고 무한한 애정을 느끼며 현실 세계로 복귀하게 되는 주인공 홀든을 보며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기에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내가 의지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고, 내가 지켜야 할 누군가가 있다면 설령 곁길로 잠시 빠진다고 하더라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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