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인문학 서재 - 투자의 고수는 무엇을 공부하며 어디에서 답을 찾는가
서준식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투자의 고수는 무엇을 공부하며 어디에서 답을 찾고, 어떤 관점에서 경제를 바라보며 자신만의 투자관을 어떻게 형성해 나가는지 언제나 궁금하다. 그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따라갈 수만 있다면 성공 투자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신한 BNP 파리바자산운용의 총괄 부사장이자 가치 투자자로 손꼽히는 서준식은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녹여서 <투자자의 인문학 서재>를 펴냈다.

저자는 투자의 세계는 자연과학 분야처럼 원인과 결과가 일정하지 않으며, 같은 상황이나 환경에서도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인과관계가 복잡한 분야라고 말한다. 불안정한 투자의 세계에서는 AI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며 투자를 잘 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보다 현상 속에 숨겨져 있는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인문학적 소양을 높을수록 투자에 대한 혜안을 가지게 되어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최고의 투자자이면서 독서광으로 유명한 워런 버핏과 찰리멍거의 인문학적 식견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저자는 경제 요인이 역사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경제사관을 갖게 된 배경에는 미국에서 경영 대학원의 경험이 한몫했다. "노예 해방 이슈가 중요했던 미국의 남북전쟁을 그동안 학습했던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이 역사적 사실을 설명해 보아라."라는 질문에 답안을 제출해야 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이에 '당시 미국 북부는 많은 산업 생산 노동자가 필요했는데, 노동자를 확보하기 위해 남부의 노예를 지주로부터 사들이는 것보다 전쟁을 치르는 것이 비용이 적었다', '노예가 면화 밭에서 생산하는 부가가치보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부가가치가 훨씬 컸기에 북군을 지지하는 투자금들이 많았을 것이다.' 등의 답안을 제출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최근 유명 프로야구 선수 A가 Y 구단에서 S 구단으로 이적하였다. 모든 경제학 상식과 이론을 이용하여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해 보아라." 등등의 문제를 제시하는 수업은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과 사뭇 다르다. 지식을 아는 데만 그치지 않고 고민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종합하여 사고의 확장을 도와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투자와 관련된 경제학 책임에도 전혀 딱딱하지 않고 술술 넘어간다.

이 책의 핵심은 펀드매니저의 시각으로 경제사를 바라보고, 경제학 고전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파헤쳐 보고, 인문학적인 소양을 기본으로 투자와 연결해 성공투자의 길로 안내하는 것이다. 먼저 경제가 세상을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 경제를 통해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 그리고 기초적인 경제 원리에 대해 알아본다. 돈을 잃는 투자자의 심리는 무엇인지, 왜 금리가 오르면 채권이 하락하는지, 금리와 환율의 상관관계 등 알아두면 쓸모 있는 경제 상식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투자자의 인문학 서재>의 챕터 말미에 수록된 '투자자의 서재 속으로','투자자의 경제학 파노라마','알아두면 쓸모 있는 경제 상식','채권쟁이 서준식의 투자 특강'은 책을 읽으면서 보너스 같은 꼭지였다. 아무리 잘 쓰인 양서도 편집 방식에 따라 안 읽히는 책도 더러 있다. 그러나 <투자자의 인문학 서재>는 내용이 충실한 것은 물론이고 행간과 자간의 폭, 소 타이틀의 컬러, 판본의 편집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아마 신국판이었다면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란 생각이 든다. 아무튼 저자의 내공이 느껴지는 재밌는 책이었다. 저자는 차기작을 기대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