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되기 싫은 개 - 한 소년과 특별한 개 이야기
팔리 모왓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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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되기 싫은 개>는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팔리 모왓이 자신의 유년기를 회상하며 유머러스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전개해 나간다. 또한 청정지역 #캐나다의 최고 권위 문학상 '거버너 제너럴 어워드'를 수상한 수작으로 저자의 섬세한 표현력이 탁월하다.

어린 시절 새스커툰으로 이사 오고 어머니가 오리 새끼들 틈에서 4센트에 잡종견 '머트'를 구매했다. 머트는 족보를 알 수도 없는 강아지임에도 불구하고, 단호하며 품위 있는 분위기마저 풍긴다. 외고집의 머트는 같이 살기 쉽지 않은 개임에 분명하지만, 임기응변에 사람들을 놀래기도 한다. 모왓일가는 <개가 되기 싫은 개>의 주인공인 돈키호테 같은 머트 10년을 함께하였는데, 그 세월을 독자로 하여금 곁에서 보듯 현장감 있게 전개해 나간다.

"어릴 때 머트는 개로 살면 미래가 없다고 결정했던 것 같다. 그래서 모든 행동을 고집스레 하면서 개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 시작했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개로 믿지 않았지만, 멍청한 개들이 흔히 그러듯 자기를 사람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 머트는 개와 사람, 양쪽 모두에 가까워 보였지만 또한 그 어느 쪽도 아님을 보여주었다."

소년 팔리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동물들은 아주 특별하고도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머트는 내키지 않는 일은 누가 뭐라고 해도 꼼짝하지 않지만 자기 마음에 들면 어떻게든 해내고야 만다. 사냥에 관심조차 없었지만, 사냥에 눈을 뜨고 미 동부와 서부 전역에서 최고의 새 사냥개로 명성을 떨치기에 이르고, 나무와 사다리를 오르내려 이웃 고양이들의 기세마저 꺾어 놓는다.

팔리는 동물들을 인간과 똑같이 여겼는데, 수리부엉이 올, 스컹크, 뱀, 다람쥐, 거북이 등 자연을 사랑한 아이답게 다양한 동물을 키웠다. 팔 리가 동물을 가까이한 데는 자연주의자인 수집가 할아버지의 영향이었다. 할아버지는 동물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같이 살아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며, 숲에서 동물과 함께할 수 없으니 집에 데려와 같이 살아야 된다고 조언한 인물이기도 하다.

<개가 되기 싫은 개>는 고글을 쓰고 체리 씨를 내뱉는 개 머트와 발에 치이는 부엉이 올,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겪어온 순간을 유쾌하게 그려낸 책이다. 자연과 동물애호가로 알려진 저자이기에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각박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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