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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생각 설계 - 직감과 논리를 이어주는 사고법
사소 쿠니타케 지음, 김윤희 옮김 / 토네이도 / 2020년 1월
평점 :
세상은 전보다 더 불확실하고 복잡하며 애매해져 버렸다. 이미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자주 사용되는 '정답이 없는 시대'라는 문구는 사실 엄밀히 말하면 정답을 찾을 수 없게 됐다는 뜻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정답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됐다'라는 의미다. 오늘날과 같은 세상에서 대부분의 개인과 조직이 생각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 정답을 찾을까'가 아니라 '애초에 정답 같은 건 없다'라는 전제다.
저자는 '어떤 것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외엔 확실할 수 있는 게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타인의 생각에 매달리는 데 시간을 쓰지 말고, 자기 모드로의 스위치를 켜고, 주도적으로 가치 있는 성과를 이끌어 내길 권한다. 대단한 결과물은 평범한 생각을 다듬는 것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쓸모 있는 생각 설계>에서 직감과 논리를 이어주는 세계 최고들의 생각 설계 노트 '하이브리드 사고 법'을 소개한다.
"그건 단순히 개인적인 몽상이잖아. 제대로 된 증거를 보여줘야지. 직감만으론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니까. 성공하려면 논리가 뒷받침된 전략이 있어야 해."
업무 효율성 하면 떠오르는 게 Plan - D0 - Check - Action의 앞 글자를 딴 PDCA 시스템이다. 계획- 실행 - 평가 - 개선의 사이클로 돌아간다. 저자는 이를 개선의 농지에 비유했고, 이다음 단계는 프레임워크나 로직 트리 등 전략적 사고의 툴로 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한 전략적 황야의 과정을 거친다. 논리와 전략에 지쳐있는 이들이 디자인의 세계로 다가가는데, 디자인 사고에 충실하다 보면 자칫 타인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면서 '나다움'을 잊게 되기도 한다.
성공한 혁신적인 사람들은 타인의 생각을 답습하는 방식으로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 '자신 안에서 발생한 생각,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체화하는 데 에너지를 사용한다. 문득 떠오른 생각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구체화를 거듭해 엄청난 결과로 만들어내는 이들을 '생각 설계자'라고 부를 수 있다.
자기 모드 스위치를 끈 채로 지내다 보면 내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답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새로운 생각을 해내거나 한 가지에 꽂혀 집요하게 궁리하고 탐구하는 힘도 약해진다. 그 정도에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심한 경우에는 새로운 상황이나 사물에 가슴 설레거나 감동하며 행복을 느끼는 힘도 둔해진다. 이쯤 되면 심각하다. 한자리에 고여 있는 듯해 막연하고 답답한 느낌을 호소하는 것은 타인 모드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생활습관병'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은 언제나 자기 모드로 일한다. 대단한 결과물은 평범한 생각을 다듬는 것에서 시작되듯 개인의 직감이 사회적 논리로 연결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습득하여 직감과 논리를 이어주는 하이브리드 사고 법을 체득해야 한다. 자신의 공상을 표출한 후에 이를 구체적인 '형태'로 틀을 잡아 주변 사람들을 납득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직감에서 시작한 사고가 단순한 공상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비전적인 사람은 직감과 논리를 연결해 사고하고 공상을 전략으로 바꾸어나가는 작업을 잊지 않는다. 이른바 '비전 사고(vision thinking)를 중시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두꺼운 노트를 열어 아침 15분 동안 손글씨로 스케줄을 적어가며 '자기 모드'를 되찾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