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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그저 피는 꽃은 없다 사랑처럼
윤보영 지음 / 행복에너지 / 2020년 1월
평점 :
윤보영 시인은 자신을 '커피 시인'이라 소개하는데, 200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지금까지 19권의 시집을 펴냈다. 시집 <세상에 그저 피는 꽃은 없다 사랑처럼>은 일상적으로 즐기는 커피 한 잔처럼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냈다. 그는 어떤 기교도 없이 담백하면서도 일상적인 언어로 우리 가슴에 잔잔한 물결을 남기는 것이 특징이다.
평범한 언어 속에 담긴 깊은 그리움과 감동 그리고 일상에서 느껴지는 모든 감정이 시의 재료이자 시 그 자체라는 것을 알려준다. 구성된 비교적 짧은 시구는 여느 연인의 사랑이 닮았듯 공감 가는데 책을 읽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행복에너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본 책은 제1장 사랑의 깊이로 사랑을 소재로, 제2장 가슴별 하늘별은 이별과 그리움을. 제3장 너를 기다리며에 서는 사랑하는 이에 대한 기다림을, 제4장 사랑 우산, 제5장 행복 레시피로 총 5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대가 있어 더 좋은 하루"
그대를 잠깐 만났는데도
나뭇잎 띄워 보낸 시냇물처럼
이렇게 긴 여운이 나을 줄 몰랐습니다.
보고 있는데도 보고 싶어
자꾸 바라보다
그대 눈에 빠져나올 수 없었고
곁에 있는데도 생각이 나
내 안에 그대 모습 그릴기에 바빴습니다
그대를 만나는 것이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오래전에 만났을 걸
아쉽기도 하지만
이제라도 만난 것은
사랑에 눈뜨게 한 아름다운 배려겠지요.
걷고 있는데도 자꾸 걷고 싶고
뛰고 있는데도 느리다고 생각될 때처럼
내 공간 구석구석에 그대 모습 그려 놓고
마술 걸린 사람처럼 가볍게 돌아왔습니다.
그대 만난 오늘은
영원히 깨기 싫은 꿈을 꾸듯
아름다운 감정으로 수놓은 하루.
'지우개'
지우개로
글씨를 지우면
종이가 남지만,
그리움으로
내 일상을 지우면
그대 얼굴이 남는다.
추운 겨울밤 창가에 앉아 즐기는 한 잔의 따뜻한 커피 향기로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과 힘찬 행복에너지를 전파하고, 사랑 우산처럼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저자의 염원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랑 공식은 더하기, 빼기가 아니라고 했지요. 맞습니다. 사랑은 알고 보니 저절로였습니다. 저절로 생각나고, 저절로 보고 싶고. 조금은 오그라들기도 하지만, 그의 감성이 돋보이는 담백하면서도 솔직한 시는 매력적이다. 겨울밤 나의 감성을 채워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