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로지 월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평점 :
조조 모예스 이후 주목할 만한 작가로 떠오르는 로지 월쉬의 데뷔작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는 2017년 런던 도서전에 소개되자마자 전 세계 30개국에서 사전 출간 계약을 맺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또한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를 발굴했던 펭귄 랜덤하우스의 에디터가 직접 추천하여 주목받았는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당당하게 진입하였다.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는 일주일의 꿈같은 로맨스
뒤에 사라진 남자의 비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며 전개해 나간다. 사라는 대외적으로는 미국에서 자선 사업가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혼 서류를 준비하며 외로움과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는 30대 후반의 여성이다. 사라진 남자 에디는 영국 런던 외곽에서 목수로 가구를
만드는 매력적인 외모의 마흔 살 남성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보살피며 살고 있다. 매년 휴가차 들르는 부모님 집에 오면서 우연히
에디와 만나 짧은 대화가 맥주 한 잔으로 이어지다 일주일을 함께 보내게 된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함께 있었던 한 주 동안 우리 머리 위에 떠
있던 유일한 먹구름은 바로 이것, 우리의 필연적인 작별이었다.
"음, 그렇다면, 내 생각에 우리는..... 나도 모르겠어요. 뭔가 해야지.
뭔가 결정해야 하지 않나. 우리 사이를 그냥 이렇게 끝내버릴 순 없어요. 모처럼 당신이란 사람과 만났는데 마냥 헤어져 있을 수는 없어요. 이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시도해봐야죠."
"그래요. 나도 같은 마음이에요." 나는 조용히 대답했다. 그리고 그의 소매
속에 한 손을 쓱 밀어 넣었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매번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마다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스페인으로 잠시 휴가 가는 에디는 아쉬워하며 공항에 도착하면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보름이 지나도록 연락하지 않는다. 한편 사라 주변에서는 그가 연락하지 않는 현실을 직시하라며 다그치지만, 사라는 에디와 분명 사랑이라고
느꼈기에 마음을 단념하지 못하고 에디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지 걱정에 휩싸인다.
" 그 남자가 너에게 연락할 시간이 15일이나 있었어, 사라. 넌 그
남자에게 전화하고, 메시지 보내고, 정말 너 같은 사람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별의별 짓을 다 했어. 그런데도 아무 반응이 없잖아.
나도 사랑 그거 해봤는데 엄청 아파. 하지만 네가 진실을 받아들이고 새 출발하기 전까지는 그 고통이 멈추지
않는다고."
"그가 단순히 내게 관심이 없는 걸 확인하면 나도 새 출발하겠어. 하지만
지금은 그걸 모르잖아."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는 등장인물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과 상처를 치유하는 놀라운 힘을 지녔다. 사라가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와 오해를 해소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에디가 왜 연락하지
않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페이지를 넘기지 않을 수 없다. 인생이 걸린 결정을 위한 선택과 그 아이러니에 대해 로맨틱하면서도 미스터리하게 풀어낸
소설이다. 로지월쉬의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