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싫어하는 말 - 얼굴 안 붉히고 중국과 대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정숙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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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제와 금기어를 소개해, 중국과 어떻게 제대로 소통할지 제안한다. 정치와 역사 문제에서부터 영유권 분쟁과 국가 주권, 국민 정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중국이 싫어하는 말>은 중국과 얼굴 붉히지 않고 대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을 수록했다.

중국이 민감해하는 사안들 중에 우리가 자주 부딪히는 이슈는 무엇일까? 1911년 이후 중국 현대사 속에서 확고하게 굳어진 '하나의 중국'원칙과 국가 주권에 대한 사항이다. 중국은 이미 중국으로 반환된 홍콩과 마카오는 물론이고,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과 분리될 수 없는 일부분이라는 '하나의 중국'원칙을 강조한다. 중국이 강조하는 '하나의 중국'을 등한시하면 대만을 뺀 지도를 중국 지도라고 인식하기 쉽다. 중국의 온 오프라인 출판물에는 대만 영토가 중국령으로 명기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중 하나인 것이다.

현재 홍콩은 미국, 영국 등 세계 20여 개 국가와 범죄인 인도 조례를 맺고 있지만, 중국 본토와 대만, 마카오와는 체결되어 있지 않다. 조례가 통과되면 사안에 따라 대만, 마카오, 중국 본토에 홍콩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게 된다. 홍콩 시민들이 걱정하는 것이 이 부분인데 중국 정부의 간섭이 결국 고도의 자치를 약속한 일국 양제를 훼손하게 될 것이라는 게 홍콩인들의 생각이다.

'하나의 중국'원칙은 국가 주권 문제로 이어진다. 티베트와 달라이라마, 중국의 '화약고'로 일컬어지는 신장 등은 국제 사회가 제기하는 인권 문제 이전에 중국이라는 나라를 분열시키고 국가 주권을 깨뜨리는 이슈이기에 중국으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중성적 단어를 쓸 필요가 있다. 특히 비즈니스 같은 영역에서 무심코 민감한 부분을 건드릴 필요는 없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꺼내는 순간 누구라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미국은 종종 이용한다. 이에 중국은 인권 카드를 주권을 침해하려는 비열한 정치적 의도라고 맞받아치지만 '인권=선한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중국의 반발이 국제적으로 그다지 먹히는 분위기가 아니다. '티베트와 인권'이 함께 엮여 나오기만 하면 중국이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또한 언론에서는 흔히 중국인을 묘사할 때 '왕서방'이라는 단어와 함께 19세기 변발 이미지를 사용한다. 특히 중국인이 세계 곳곳의 회사와 부동산을 모두 사들인다는 내용이 많은데 이를 통해 중국인을 탐욕스럽고 교활한 존재로 묘사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19세기 말 서구 열강에 의해 치욕스러운 역사를 경험한 중국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무시하는 것이며, 중국과 중국 문화의 다양한 특징을 사상시키는 우리의 다민족 감수성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일대 일로에 지정학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말을 거부한다. 시진핑 주석이나 중국 관영 언론은 늘 일 대 일로 가 지정학적 도구가 아니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지정학은 필연적으로 강대국들이 전 세계 지역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정치, 경제 패권 다툼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가장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말이 바로 패권주의다. 최근 중국이 외견상 힘으로만 밀어붙이고 '오만하게'보이도록 만드는 배경에는 중국의 핵심이익이 있다. 핵심이익은 일종의 중국의 국익으로, '국가의 생사존망이 걸린 중대한 이익'이다. 즉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들에서 중국은 여느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것이다. 크게 국가 주권, 국가 통일,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기본 보장, 국가 안전, 중국 헌법이 확립한 국가 정치제도와 사회의 안정 등이 이에 해당한다. <중국이 싫어하는 말>에는 중국이 표방하는 국가 운영의 기본 원칙부터 주권과 정치 문제, 국민 정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들을 포함하고 있다. 중국과 얼굴 붉히지 않으면서 영리하게 소통할 수 있는 지식과 방법을 다루고 있어 중국과 교섭해야 하는 이들은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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