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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부리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어른을 위한 동화
김세라 지음 / 하다(HadA) / 2019년 7월
평점 :
백조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어린 오리 포포 이스트는, 발레 토슈즈를 사지 않았다는 이유로 '바바'라는 발레 선생님한테 미움을
받는다. 백조들 틈바구니에서 외롭게 살아가던 포포가 어느 날 숲속에서 신비스러운 요술 장화를 줍게 되고, 장화를 훔쳤다는 오명과 함께 더 이상
예전의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어린 오리 포포는 '시간'이란 것을 둘러싼 황금 호수의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고독감을 느끼고 감추어진 진실을 알기
위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된다.
포포는 과거의 분수를 만나 말을 건넨다.
"할아버지께선 힘이 센 분 같아요."
"사실 꽤 많은 숲속의 동물들이 나 '과거의 분수'에게 와서 매일 절을 하고 가거든."
"왜요?"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흘러왔기 때문에, 늘 이렇게 충만한 양을 자랑하고 있지. 그들은 언제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여기를 찾지. 그들은 언제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여기를 찾지. 이렇게 홀짝 마시기까지 수월하니 말이야."
...
"특히 의지가 약한 이들이 현재의 문제들을 회피하기 위해서 나를 자주 찾아오지. 사실 과거의 기억에 매달려 봤자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다들 알지만, 둘 곳 없는 마음 때문에 어쩔 수가 없지. 숲속의 불안한 삶 속에선 그나마 나에게 와 목을 축이는 게 마음이
편하거든."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것 같지만, 모두에게 똑같은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숲속의 동물들이 거인의 마법과 모종의
거래에 의해 자신들의 시계를 빼앗기고, 노동과 반복되는 일상에 여유를 잃은 모습은 바쁜 스케줄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사회가 바라는 기준에 얽매여 자유를 갈망하지만 개성을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제3자의 시선에서 보면 어떨까? <황금 부리>는 깃털보다 자유로웠던 어린 오리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어른들을 위한 환상
동화책이다.
"'절망의 물'이 모두 쏟아진 후에는 우선 자동으로 모든 시계가 정지되어 버리지. 그때부터는 획일적으로 통일된 시간이 작동되기
시작해. 그 이후론 황금 호수에 사는 모든 동물들은 그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지니고 있던 시계대로 더 이상 살지 못하게 되는
거야."
이젠 그 누구라도 일방적인 시간 기준을 강요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호수의 동물 전부가 모이는 단체 약속을 잡기는 도무지
어려웠지만, 백조들은 자신들만의 시계를 가진 이후로 분명 이전보다 더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들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롭고
자유로운 춤을 모두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남의 행복까지 빼앗아 버렸던 바바 선생은 더 이상 토슈즈를 백조들에게 팔지 않겠다며
뉘우치고, 앞으로는 이타적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숲에 평화로움을 선물하고 유유하게 떠나는 황금 오리가 우리네 삶에도 어딘가 있겠지. "
동물의 한 생은 유한한데다가 아무리 어리다 해도 미래의 시간을 당겨쓸 수 없다.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하루 24시간만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다." 오늘 하루 24시간도 유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며,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