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막연함에 속았다
권다예 지음 / 다독임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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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나에 대해서, 너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는 생각만 든다. 그냥 잘.모.르.겠다. 그냥 다 모르겠다. 확고했던 기준이 살짝 기울어진 느낌이 든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행동에 나를 빗대어 흔들리고 있는 것일 수도, 그저 그 순간 이기적이었던 나를 반성하며 나에게 이기적이었던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우리는 마냥 기뻐해야 할 순간에도 이내 알 수 없는 불안감을 가져야 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 후에도 이유 모를 공허함에 시달려야 했다. 인생이 뭘까, 왜 살아야 할까,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에 마음이 텅 비는 듯했다. 막연해서, 막연하기 때문에 채울 수 없고 해결할 수 없는 인간의 한순간들. 우리는 막연함에 속아 어쩔 줄 몰라 해야만 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멈칫하는 순간이 있다. 막연하다는 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기에 우리는 설레기도 그리고 불안해하기도 하는 거 같다.

 

"내가 정한 삶이라 할지라도 흔들리고 주저하는 순간들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맞는 길일까 의심할 때도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마음속으로 되뇌는 생각이 한 가지 있다. 땅을 디디는 매 순간순간 두렵고 버거워도, 속절없이 흔들리더라도 결코 틀린 길은 아닐 거라는 믿음. 가끔 넘어지고 쓰러지더라도 그 속에서 얻게 되는 무언가가 분명 존재할 것이라는 바람. 물론 지금 내가 적어 내려가는 것 역시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살다 보면 힘든 일을 잊게 해줄 소소한 행복이 찾아올 거라고 잠시 지쳤던 나에게, 고단했던 너에게 전하고 싶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고된 하루를 보내면서도 나의 이 고된 시간을 겪어내고 나면 조금은 성장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또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는 평생을 막연함이라는 감정과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사람을 만나든, 어떻게 시간을 쓰든 우리는 항상 막연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기대가 되고, 새롭고, 신이 나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하고, 슬프고, 가슴이 저릿해지는 것 아닐까.

사실 "괜찮을 거다. 다 잘 될 거다."라는 말도 막연함이다. 이러한 막연한 기대가 있기에, 팍팍하다 느끼는 일상에 조금이라도 숨 쉴 여유가 생기고 살아갈만하다고 여길 수 있는 게 아닐까. 불안을 기대와 설렘으로 느끼고 만들어 가는 것은 본인의 몫인 것이다. 하루하루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채우는 막연함이라면, 앞으로도 속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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