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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단편선 - 영혼을 깨우는 이야기
미야자와 겐지 지음, 김미숙.이은숙 옮김 / 하다(HadA) / 2019년 4월
평점 :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아동문학의 거장 미야자와 겐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수록한 <미야자와 겐지의 단편선>. 첫 번째 수록된 『은하 철도의 밤』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동화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 소설이다. 은하철도 999는 다소 어두운 배경에 차가운 감성이 느껴졌었는데 '은하 철도의
밤'은 따뜻하면서도 잔잔한 문체가 흡입력 있게 다가왔다.
어디선가 '은하 스테이션, 은하
스테이션'하는 신비한 소리가 들린다 싶었는데 갑자기 눈앞이 확 밝아졌습니다. 마치 억만 마리의 불똥 꼴뚜기의 불빛을 한꺼번에 화석으로 만들어
하늘에 박아 놓은 듯, 혹은 다이아몬드 회사에서 가격을 내리는 것을 막으려고 일부러 나오지 않는 척 숨겨두었는데, 누군가가 그 다이아몬드를
갑자기 뒤엎어 솟아버린 듯 눈앞이 갑자기 밝아져 조반니는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눈을 비볐습니다.
주인공 조반니와 캄파넬라가
우주를 달리는 열차를 타며 여행하는 이야기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외로움을 마주한다. 전갈이 수많은 곤충을 잡아먹었으나 자기가 생명의
위협에 처하자 생명을 구하기 위해 물에 빠지면서 자기가 잡아먹혔다면 자기를 사냥하던 이의 배는 채웠을 텐데..라며 자기가 무언가 타인을 위해
희생하게 해달라는 소원에 환한 빛으로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세상을 비추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세상 모두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몸을 백 번이라도
불태울 수 있다는 깨달음이 희생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무엇이 행복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죠. 아무리 괴로운 일이라도 그게 옳은 길로 가는 도중에 생긴 일이라면, 오르막길이든 내리막길이든 모든 것이 진정한 행복에 다가가는 한
걸음이니까요."
이 밖에도 <미야자와 겐지
단편선>에는 『은하 철도의 밤』 외에도 아름다운 단편 5선이 더 수록되어 있다. 바람이 부는 어느 가을날, 전학 온 붉은 머리 소년이
바람처럼 떠나간 이야기 『바람의 아들, 마타 사부로』, 아빠 게와 두 마리의 아들 게 이야기인 『돌배』, 요 디카라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새가 우주로 떠나고 싶어 하는 이야기 『요다카의 별』, 고양이 세계의 알력 다툼을 그려낸 이야기 『고양이 사무소』 그리고 첼리스트와 동물들의
하모니가 아름다운『첼리스트 고슈』 환상적인 짧은 단편들을 함께 엮어 냈다.
세 마리의 게와 개울 바닥의
검은 그림자 셋이 합쳐져 모두 여섯이서 춤을 추듯 돌배의 둥근 그림자를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얼마 안 가서 물은 졸졸대며 흘렀고 천장의 물결은
더욱더 파란 불꽃을 태웠습니다. 돌배는 옆으로 기울어 나뭇가지에 걸려 멈추었습니다. 그 위로 달빛 무지개가 아롱아롱 모여들었습니다. - 『돌배』
中
잔잔한 문체들과 수식어들이
책장을 넘기는 내내 즐거웠다. 저자는 어떻게 하면 타인이 즐거워할까 고민하다가 재밌는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고 있다. 누군가에게
그리고 세상에 어떻게든 도움이 된다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이다. 나의 탤런트가 무엇인지 돌아보고 나를 위해, 그리고
세상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삶을 위해 오늘 하루도 파이팅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