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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감정 정리법 - 고민과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연습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이유라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같은 일을 겪어도 누군가는 예사롭게 넘기는데 자신은 우울해지거나 화가 나 어찌할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훌훌 털어내는
사람들과 다르게 금세 ‘나쁜 감정’에 휘둘리는 자신이 나쁜 사람인 것 같아 점점 우울해진다. 그러나 이는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마음의 습관
탓이다. 우울과 자책을 반복하는 이유는 감정을 정리하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나쁜 감정 정리법>에서 저자는 사람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심리 기제(psychological mechanism)를 이해하면 가장 나답게 인간관계를 맺는 법을 알게 된다고 말한다.
남들보다 걱정하고 고민이 많다면 내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 기저에 깔려있는 '나쁜 감정'의 습관을 찾아서 고치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PART 1에서 고민과 불안, 불만과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기본적인 심리 기제에 대해 설명하고, PART 2에서 구체적인
고민과 불안, 불만과 짜증에 대처하는 법을 다룬다. 워크북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내 마음 상태를 진단해 볼 수 있다. 셀프 카운슬링 이른바 쓰기
치료를 통해 감정의 응어리를 표출하여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동시에 해소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직장에서 실수를 해서 상사가 화를 낼 때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드는가? 금방 털어내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담담히 자기
할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똑같은 일을 겪어도 고민을 많이 하는 성향의 사람은 충격을 받아 점심을 먹지 못할 정도로 우울감을 느낄 수도
있다. 심술궂은 동료에게서 기분 나쁜 말을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동료가 무슨 말을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우울해하거나 짜증을 내는 등 금세 감정에 휩쓸리는 유형도 있다. 더 나아가 “뭐야, 저 말투는?”, “그런 말을 하다니 절대 용서
못 해!”라면서 분노에 사로잡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나쁜 감정 정리법>의 저자 에노모토 히로아키는 어떤 사건 자체가 우울함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심리학에서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인지(認知, Cognition)라고 하는데, 나쁜 감정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은 인지 방식에
바람직하지 않은 패턴이 있다는 것. 그 패턴을 알아내 고치면 쉽게 나쁜 감정을 정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실수를 했을 때 쉽게
우울해하는 사람은 “나는 왜 항상 이 모양이지?”라는 반응을 보인다. 여기서 잘못된 부분은 ‘왜’와 ‘항상’이다. 세상에 일부러 실수를 하는
사람은 없다. 마음의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왜’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울함에 사로잡히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우울한
감정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 마음속의 우울함, 질투심, 외로움이나 자기혐오 등 나쁜 감정을 없애고 싶다면 사건과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인지
방식을 고쳐야 한다. 그냥 두면 나쁜 감정은 점점 더 커지게 된다. 나중에는 무슨 일 때문에 나쁜 감정이 생겼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나쁜 감정만
남아 나를 지배하게 된다.
도서 <나쁜 감정 정리법>에서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마음의 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먼저 고민과 불안, 불만과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기본적인 심리 기제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우울함, 욱하는 성격, 질투심 등
사람들이 자주 겪는 나쁜 감정이 발생하는 심리 기제를 이해하면 평소에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기 개시성이
낮고 사교성이 높은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사교성이 높으면 표면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딱히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 개시성이 낮으면 아무리 사교성이 높아도 허울뿐인 교제가 되기 쉽다. 서로 진심을 보이거나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깊은 관계로 이어지기는 힘들다. 사교성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문제를 놓치기 쉽다. 아무리 인맥이 넓어도 허울뿐인 교제밖에 없다면 외로운
법이다. 조금쯤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상대를 만나고, 내가 나를 조금 오픈한다면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에고 시트를
통해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파악해보고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간이었다.